의료 AI, 진단·판독·예방 등 의료 다방면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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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의료의 일상화가 시작됐다. AI 주치의. AI 기술이 의료 다방면에 적용되면서 붙여진 별칭이다. 실제로 AI는 의료 판독부터 감염병 예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렇다면 AI 주치의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13일 경기도 판교 메타버스 허브에서는 지난 4년간 의료 분야에 AI 기술을 융합한 노력과 성과를 소개했다. ‘2023 AI 융합 확산 사업 성과보고회’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지난 4년간 진행된 디지털 헬스 분야 ‘인공지능 융합프로젝트’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선 크게 AI 융합 의료영상 진료 판독시스템과 AI 융합 신규감염병 대응 시스템 주요 성과가 소개됐다. 의료영상 진료 판독시스템에서는 군 의료 선진화를 위한 개발성과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요양급여심사지원시스템 성과를, 신규감염병 대응시스템에서는 코로나19 등 예후예측 AI 솔루션 개발성과와 신규감염병 통합연계 솔루션 등이 발표됐다. 모두 정부와 AI 기업, 병원이 합심해 이룬 성과다.
이날 개회사를 맡은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국내 AI융합 의료 기술의 세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세계적인 AI 경쟁력 확보하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계 부처와 기업들이 그동안 노력해 AI융합 진료판독 시스템을 해외 군에도 보급하게 하는 등 국내 의료 AI 기술을 알렸다”며 “앞으로도 국내 의료 AI 기술 등 안전한 AI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헬스케어 산업발전에 대한 공을 포상하는 시상식도 진행됐다. 과기정통부 장관상 개인 부문에는 △박동균 가천대 길병원 교수 △김주한 전남대 교수 △서대성 서울대 연구원 △한복미 NIPA 수석이 수상했다. 단체 부문 시상에서는 뇌출혈·뇌졸증 AI 융합 영상 판독 솔루션을 개발한 제이엘케이가 수상했다. NIPA 원장상 개인 부문에는 △최경희 분당서울대병원 과장 △김응희 라이프시맨틱스 팀장 △김영훈 뷰노 팀장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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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이후에는 AI 융합 프로젝트 성과 발표가 이어졌다. △의료영상 진료판독시스템 △신규 감염병 대응시스템 △해안경비 및 지뢰탐지시스템 △해안경비 및 지뢰탐지시스템 △국민안정 확보 및 신속대응 △불법 복제품 판독시스템 등 5개의 사업의 성과가 공유됐다.
◇ AI 군의관, 글로벌 진출로 AI 국가 경쟁력 확보
처음으로 소개된 사례는 군에 사용되는 의료 AI 기술이다. 군부대에는 군의관이 근무하고 있지만, 전공 분야와 상관없는 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영상 판독의가 외과 진료를 보기도 하고, 비뇨기과 전문의가 내과 진료를 보기도 한다. 군 부대에 다양한 전공의를 둘 수 없는 까닭이다.
정부와 기업은 열악한 군 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AI 기술 개발에 힘을 모았다. 국내 기관, 연구소, 병원, 의료 AI 기업이 뭉쳐 의료영상 진료판독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AI 의료 시스템은 군의관의 진료와 판독을 보조하고 정확성도 높인다.
해당 기술은 의료 개선이 절실한 격오지나 해외 군 병원 등에 공급됐다. 2021년 11월 육·해·공군 의무부대 및 군 병원 36개소 시범부대 AI 솔루션 설치를 시작으로 지난해 수도병원 등 거점 군 병원 15곳 중심 사단부대 73개소에 통합 설치됐다. 올해 이러한 군의료 AI 솔루션이 우즈베키스탄과 필리핀 군병원과 레바논(동명부대), 소말리아(청해부대), 남수단(한빛부대) 등에도 공급됐다. 우즈베키스탄 언론에도 보도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국내의료 AI 기술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군 의료 AI는 NIPA와 국군의무사령부, AI 기업 등이 합심해 만들었다. 이중 국군의무사령부는 AI융합 의료영상 진료판독시스템 개발에서 170만 건의 비식별화한 학습용 의료 영상 데이터를 제공하고 군병원과 부대에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서지원 국군의무사령부 국방의료정보화사업단장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많은 의료 영상을 판독해야 하는 군의관의 실수를 방지할 수 있는 방지책이 생겼다는 장점이 있다”며 “군의관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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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를 맡은 강창승 의무사령부 과장은 군 의료 환경에 적용된 AI융합 의료영상 진료판독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는 “질병의 조기 진단과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AI 기술이 꼭 필요하다”면서 “중앙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실시간 원격의료가 가능하도록 AI 의료영상 판독 의료 서비스 도입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군에 AI 군의관을 도입하는 계획도 밝혔다. “AI 군의관을 전국 군에 서비스할 계획“이라며 “내년에 모바일 서비스 구축에도 이와 연계해 AI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AI 융합 의료영상 진료판독 시스템은 국군 장병들의 건강을 확보할 수 있는 고마운 시스템”이라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국내 AI 군의관이라고 할 수 있는 이 AI융합 의료 진료판독 시스템은 과기정통부, 국방부, NIPA, 루닛, 바스젠바이오, 딥노이드, 제이엘케이, 뷰닛, 고려대 안암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인피니트헬스케어,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기관, 기업, 병원이 힘을 합쳐 개발했다. 뇌출혈, 뇌경색, 사지골절, 이동형 X-RAY, 흉부질환, 척추진환, 발목골절, 무릎(슬관절염) 등 AI로 영상 진료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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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비 심사지원 간소화 돕는 AI 기술
빠른 진단을 돕는 AI 의료영상 판독시스템은 의료비 심사 간소화도 도왔다. 요양급여심사지원 모델이 대표 사례다. AI융합 진료판독 시스템을 적용해 요양 급여의 복잡한 적합 과정을 간소화 시키를 솔루션이다. 요양급여를 지급할 때 의학적 타당성을 토대로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데 AI 기술로 복잡한 진료 건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서는 의학적 판단을 돕는 AI 기술로 심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심사 과정에서 복잡한 진료의 경우 추가로 심사를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AI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심평원 심사표준화부 팀장은 “진료 내역의 적합성과 의학적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AI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AI 기술로 진료 내역에 대해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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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염병 위험에서 국민 보호할 AI 기술
코로나19로 높아진 감염병 위험에서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AI 기술도 개발됐다. 20여 개의 의료기관으로 구성된 감염병 코호트와 AI 기업, 기관이 힘을 모아 AI 융합 감염병 예후 예측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AI 솔루션은 감염병 환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또 비말을 통한 전염 경로와 확산을 예측해 감염병의 위험에 대응할 수 있다.
조한얼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박사는 “포스트 감염병 유행에 따른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며 “차기 감염병 또는 저물어가는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예후 예측 AI 기술은 정책 반영에도 도움이 된다. 조 박사는 “감염병 대응 정책을 수립할 때 어떤 위험이 존재하고 예측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AI 기술로 감염병 위험 수준과 사회적 피해를 예상해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구아현 기자 ai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