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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캐릭터와 생활 밀착형 이야기에 배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이 만났다. 모두 각자의 캐릭터에 '제1의 배우들'이 최고의 통쾌함을 예고한다. 영화 '시민덕희'를 통해서다.
7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시민덕희'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배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 그리고 박영주 감독이 참석했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
'시민덕희'는 지난 2016년 40대 주부 김성자 씨가 중국 보이스 피싱 조직원을 검거 과정에 가담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박영주 감독은 "그 사건을 제작사로부터 이야기 듣고 실화가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웅이라고 하면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평범한 시민이 그런 일을 해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고, 좋은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실화를 영화화한 이유를 설명했다. -
라미란은 생활력 강한 소시민이자 보이스피싱을 당하게 된 덕희 역을 맡았다. 그는 지난 2016년 벌어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라는 말에 매력을 느끼고 합류를 결정했다. 또한 라미란은 엄마이자, 리더인 '덕희' 역에 대해 "어찌 보면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평범한 사람이라 잘 표현해낼 수 있을 거라는 욕심이 났다"라고 애정을 보였다.
덕희를 통해 또 다른 엄마의 모습을 예고하기도 했다. 라미란은 "그전에 표현한 모성애와 달리, 현실이 맞닥뜨려진 상황 속 엄마라는 자리가 더 버겁고 힘들게 다가오더라. 아이들이 둘이나 있는데 갈 데가 없어서 힘들었다. 더 절실하게 움직였던 것 같다"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
공명은 고액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휘말리게 된 대학생 재민 역을 맡았다. 현장에서 라미란, 장윤주 등 누나들의 큰 사랑을 받은 공명은 "처음에는 살짝 피해 다녔던 기억이 있다"라는 회상으로 현장을 웃음 짓게 했다. 공명의 입대 전 마지막으로 촬영한 작품이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개봉하게 됐다. 공명은 "많이 긴장도 되고, 관객분들을 만날 자리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라고 남다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염혜란은 부족한 현실에서도 세탁공장에 취업해 꿋꿋하게 살아 나가는 조선족 봉림 역을 맡았다. 염혜란은 "저는 서울말도 잘 못하는 배우인데 연변 사투리도 해야 하고, 중국어도 모국어처럼 잘해야 하는 사람이라 기초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결과는 앞으로 더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남다른 노력과 도전을 전했다. '제2의 라미란'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염혜란은 "제1의 염혜란이 되어라"라는 라미란의 화답에 "'제2의 라미란'은 중년 여배우, 다양한 여성성을 원하는 시대적 부름에 응하는 '시대의 아이콘'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존경의 마음을 전해 현장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
장윤주는 아이돌을 쫓아다니며 고화질 촬영을 하는 일명 홈마(홈페이지 마스터)가 취미인 숙자 역을 맡았다. 세탁공장에서 덕희(라미란), 봉림(염혜란)과 3인방인 인물이다. 장윤주는 "홈 마스터는 취미일 뿐이고, 저의 행복을 쫓아서 사는 인물이다. 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인데 덕희 언니를 친언니,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숙자'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전했다.
여기에 박병은은 추적할 수 없는 보이스피싱 사건들에 신물이 난 화성경찰서 지능팀 소속 박 형사 역으로, 이무생은 보이스피싱을 통해 이익을 거두어 온 조직의 총책임자 총책 역으로 합류했다. 이무생은 '시민덕희'를 통해 '무노스'(이무생+타노스)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무생은 "조금 힘들 수 있는 게 팀 '덕희'가 만만치 않다. 저희 팀이면 참 든든했을 것 같다. 그런데 적으로 맞서야 하니,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졌다"라며 남다른 빌런의 모습을 예고했다. -
안은진은 봉림(염혜란)의 동생이자, 칭다오에서 택시 기사로 생계를 꾸리는 애림 역을 맡았다. MBC 드라마 '연인'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던 안은진은 '시민덕희'를 통해 처음으로 스크린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연인'보다 제 첫 영화이기도 하고 캐릭터적으로도 연습을 많이 해서 보여주는 캐릭터라서 보는 내내 떨리더라. 그런데 주변에서는 너무 풋풋하고 귀엽다고 이야기해 주셔서 용기를 얻었다. 아직 떨리고 긴장하고 있다. 데뷔 초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예쁘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바람을 덧붙였다.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안은진과 박병은도 보이스피싱 당할 뻔한 이야기를 공개할 정도로 보이스피싱 범죄는 시민과 가까이에 있다. 박영주 감독은 "영화를 위해 피해자를 취재하면서, 피해자들이 '내가 바보 같아서 당했다'라는 죄책감이 있더라. 사실 피해자가 잘못한 게 아니라, 가해자가 잘못한 건데 그 부분에 대한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라고 작품 속에 숨은 의미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시민덕희'는 오는 1월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