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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약물 복용 상태 심각 “과다 및 부적절 복용으로 사망·장애 위험 높아”

기사입력 2023.11.27 14:32
  • 우리나라 노년층의 약물 복용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김선욱 교수 공동연구팀(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성과연구팀장)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젊은 노인 33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에서 다약제(5개 이상 약물) 복용 및 부적절 약물 복용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 혹은 장애 위험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연구팀에 따르면 66세의 35.4%(약 16만 명)가 다약제(5개 이상의 약물)를 90일 이상 복용하고 있으며, 이는 2012년 32%(약 8만 명)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10개 이상을 복용하는 비율은 무려 8.8%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복용하는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생리적인 노화, 약물 간 상호작용, 약물과 질병과의 상호작용 등에 의해 이익보다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약물을 복용할수록 노인에게 사용을 지양해야 하는 약물을 처방받을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66세 인구의 53.7%에서 1종 이상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1인당 평균 2.4개를 복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율은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절대 숫자는 13만 8천 명에서 24만 8천 명으로 80%가량 증가했다. 

    노인 부적절 약물은 소화성궤양용제 ‘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 성분이나 위산분비억제제 ‘라베프라졸나트륨’ 등이 대표적으로, 노인에게 이득보다 부작용이 클 수 있어 처방에 신중해야 하는 약품이다.

    연구팀이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한 66세 인구 65만 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사망 위험은 25% 증가했으며, 3등급 이상의 장기 요양 등급(일상생활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을 받을 가능성 역시 46% 높았다. 또한 부적절 약물 사용이 2종 이하일 경우 장애 위험이 약 31% 증가했지만, 3종 이상의 부적절 약물을 사용했을 때는 무려 81%가 증가하는 등 부적절한 약물 사용이 중복될수록 그 위험성이 크게 증가하는 점도 확인했다.

    대상자 특성별로는 대도시(광역시)보다 소도시(군, 구)에 거주하는 사람, 건강보험보다는 의료급여 대상자, 동반 질환이 많고 입원 또는 응급실 방문이 많거나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환자들에서 약물 개수와 부적절 약물 처방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지난 25~26일 열린 ‘대한노인병학회 제72차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다.

  •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김선욱 교수,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팀장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김선욱 교수,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팀장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 노령인구의 약물 과다 및 부적절 약물 사용에 대해 다각적 관심을 촉구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김선욱 교수는 “이제 막 노령에 접어든 66세의 젊은 노인 중에서도 상당수가 다약제 및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망 위험이 증가 혹은 높은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성과연구팀장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노인 다약제 및 부적절 약물 처방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향후 노인 부적절 약물 사용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는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제 복용은 장기적으로 기능 저하를 촉진할 우려가 있으며, 약의 부작용이 더 많은 의료 이용과 약 처방을 부르는 처방 연쇄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의료 이용자 및 의료진 모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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