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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에너지가 수전해 기기 대량 생산 체제에 돌입하며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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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기술 기업 지멘스에너지는 프랑스 산업용 가스 기업인 에어리퀴드(Air Liquide)와 협력해 독일 베를린에 기가와트(GW)급 수전해(electrolyzer, 전기로 물에서 수소와 산소를 분해하는 장비) 공장을 설립하고 수소 기술 양산을 위한 공식 가동을 시작했다.
지멘스에너지는 베를린 공장에 약 3,000만 유로(420억 원)를 투자해 2,000평방미터 규모의 수전해 생산 라인을 새로 증설했으며, 기존의 생산 시설 내 완비된 인프라와 숙련된 인력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 베를린 공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수전해의 핵심 요소인 스택(stack)을 다양한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사측은 이 스택이 간헐적인 재생 에너지 공급에 적합한 고분자전해질막(Proton Exchange Membrane, PEM) 기술을 기반하고 있으며, PEM 수전해는 다른 수소 기술에 비해 더 적은 원료와 인력 및 공간을 활용해 기가와트 규모를 생산해 시장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전해 프로젝트에 투입될 스택의 생산이 완료되면, 프로젝트 현장 부근에서 조립을 진행해 비용 효율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멘스에너지와 에어리퀴드는 이번 공장 설립으로 연간 1GW 규모의 수전해 기기를 생산하는 것을 시작해 2025년까지 최소 3GW 생산 규모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GW 규모의 수전해 기기를 가동하면 연평균 30만 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고, 이를 화석 연료를 대체할 경우 독일 대도시 아헨(Aachen)의 인구 약 26만 명이 배출하는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다.
한국지멘스에너지 홍성호 대표는 “이 공장의 가동을 시작으로 2025년 3GW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한국 시장에도 수전해 설비를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는데 수소 에너지가 경쟁력 있는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멘스에너지는 프랑스의 연간 25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이 가능한 에어리퀴드 노르망하이(Air Liquide Normand’Hy) 200메가와트(MW)급 수전해 시설에 PEM 수전해 기기를 공급할 예정이며, 선박용 연료 합성을 위한 수소를 공급할 덴마크의 카쇠(Kassø)(50MW), 스웨덴의 플래그십원(FlagshipONE)(70MW) 등의 대규모 수전해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