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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BUS 2023] 김유철 LG AI연구원 부문장 “초거대 AI 실제 활용, 엑사원이 이끈다”

기사입력 2023.11.24 11:01
LG가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 비즈니스 활용 이끌어
“AI 실질적 활용 위한 사회적 토론 빨리 이뤄져야”
  • 김유철 LG AI연구원 AI X 유닛 부문장이 'AI BUS 2023'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 김유철 LG AI연구원 AI X 유닛 부문장이 'AI BUS 2023'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초거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가 인기다. AI로 작문하고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만드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비즈니스 활용도는 아직 적다. 저작권 문제, 개인정보 침해 문제, 내부 데이터 유출 문제 등 여러 이슈에 봉착해서다. 이 때문에 생성형 AI의 이점은 알지만, 아직 사용을 꺼리는 기업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비즈니스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초거대 AI 모델이 있을까? 확신할 순 없지만 이미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AI 모델은 있다. AI로 만든 광고를 사용하고, AI로 디자인한 옷을 상품화하기도 했다. 바로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이다.

    김유철 LG AI연구원 AI X 유닛 부문장은 23일 부산대 10.16 기념관에서 열린 ‘AI BUS 2023’ 전문가 세션 연사로 참가해 실제 비즈니스에서 활용되고 있는 엑사원의 사례를 소개했다. 또 올바른 AI 활용을 위한 인식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엑사원은 상위 1% 전문가를 목표로 하는 초거대 AI다. 제조, 화학, 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을 보유한 LG 계열사와 금융, 출판 등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기업들의 실제 AI 활용을 이끌기 위해 개발됐다. 김 부문장은 “12개의 LG 계열사를 대상으로 AI 기술 공급을 목표로 설립한 LG AI연구원은 제조, 상품기획, 물류, 구매 등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었다”며 “제조 현장의 경우 수시로 공정라인이 바뀌는데 이때마다 매번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때 초거대 AI는 우리에겐 매우 매력적인 모델이었다”며 “하나의 모델을 잘 학습 시켜 놓으면 여러 문제를 추가 학습하지 않고도 풀 수 있는 초거대 AI는 우리의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책이었고 이 때문에 초거대 AI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모델 구축을 ‘활용’ 측면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연구용으로 개발된 타 모델들과 달리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완성됐다. 일례로 개인정보나 저작권 문제가 없도록 데이터를 구축했고, 연구소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도 AI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김 부문장은 “AI를 실제 활용하려면 개인정보나 저작권 등으로 인해 소송에 휘말리지 않아야 하고 산업별로 특화된 기능도 필요하다”면서 “한정된 도메인에서만 높은 성능을 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 필요한 기능을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정말 현장에서 필요한 기능만 정확하게 제공하면서 최적의 비용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처음부터 활용성에 초점을 맞춰진 엑사원은 이러한 문제를 딛고 실제 비즈니스 성장을 이끌고 있다. 올해 7월 ‘엑사원 2.0’을 선보이며 각 비즈니스 분야에서 활용이 쉽도록 목적에 맞춰 △엑사원 유니버스 △엑사원 디스커버리 △엑사원 아틀리에 등 3가지 버전을 선보였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이다. 챗GPT와 같은 기존 대화형 모델이 사전 학습한 데이터를 토대로 답변을 생성한다면, 유니버스는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며 추론한 답변을 생성한다. 최신 논문이 데이터베이스(DB)에 업로드되면 여기서 근거를 가져와 최신 논문에 기반한 답변도 가능하고, 기업의 업무 매뉴얼이나 최신 업무 정보가 업데이트되면 이 역시 이를 근거를 토대로 정확한 답변을 할 수 있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신소재·신물질·신약 탐색에 적합한 AI 플랫폼이다. 논문과 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분자 구조, 수식, 차트, 테이블, 이미지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AI가 읽고 학습할 수 있는 ‘심층문서이해(DDU)’ 기술이 적용됐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이미지-텍스트가 짝을 이룬 페어(Pair) 데이터 3.5억 장을 학습한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이미지 생성과 이해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습한 데이터는 저작권이 확보된 것만 사용해 저작권 이슈도 줄였다.

    김 부문장은 “LG생활건강은 아틀리에 플랫폼으로 고급 화장품 패키지와 추석선물세트 디자인을 했다”며 “특허청은 올해 7월경 문서 2200만 건, 데이터 170만 건을 주고 유니버스와 같은 시스템 제작을 요청해서 현재 1단계가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또 “행정안전부와도 헙업을 진행하는 단계”라고 했다.

    그는 AI의 실용화를 이끌려면 사회적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AI 활용에서 개인정보, 영업기밀. 국가 보안 등의 문제가 뒤따르는데 AI의 효용을 이끌기 위해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문장은 “자동차에 안전벨트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데까지 25년이 걸렸다”며 “기업이 반대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반발해 안전벨트를 의무화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빠른 속도로 산업이 이뤄지는 AI는 25년을 소모할 여유가 없다”며 “사회적 합의점을 찾기 위한 토론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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