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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과 인공지능(AI). 두 인공 형제의 만남은 특별했다. 국가안보 강화는 물론 기상 예측, 재난 피해 방지도 한다. 모두 국내 기업이 만들어낸 성과다.
최예지 에스아이에이(SIA) 지구정보사업 부문장은 23일 부산대 1016 기념관에서 열린 ‘AI BUS 2023’ 전문가 세션 연사로 나와 위성 영상과 AI가 만들어내는 무한한 가능성을 소개했다. 최 부문장은 “위성영상은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지만, 그 영상에 가치를 더하면 무궁무진한 확장성이 열린다”며 “위성 영상은 국가안보부터 재난 예측에도 상당히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영상의 가치는 지구 모습을 촬영해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현재 우주에는 8000대 위성이 운용되고 있다. 여기에는 지구를 관측하는 고해상도, 저해상도 위성도 포함돼 있다. 이 위성은 구름 이동과 같은 대기부터 지형, 지형 내 개체들을 촬영한다. 이 영상을 분석하면 북한의 군사 도발 여부나 불법 어선 탐지 등을 할 수 있고, 기상 예측도 가능하다. 위성 영상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나 어선 이동, 구름의 이동 등이 모두 나타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냐는 것이다. 위성 영상은 CCTV에서 촬영되는 영상과 달리 상당히 큰 규모이고 분석해야 할 요소가 많아 사람이 일일이 분석하기가 제한돼서다. 우주로 쏘아 올려지는 위성의 수는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예정이라 그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쎄트렉아이 자회사인 SIA는 일찍이 이 문제를 깨닫고 위성영상을 분석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해왔다. 효율적인 분석을 위해 저해상도 위성에서 촬영된 영상의 품질을 높이는 AI 기술도 개발해 위성영상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최 부문장은 “이제는 1m 단위로 촬영되는 영상도 50cm 단위로 분석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이러한 영상을 AI 분석 기법을 활용하면 건물과 도로를 추출해 그 도시의 건물과 도로 포장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쉽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SIA는 이러한 AI 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 설치 여부 등을 분석해 군사 도발 여부를 사전 탐지하고 있고, 바다 위 어선을 분석해 불법 어선의 침입 여부도 분석하고 있다.
재난 예측에도 AI를 사용하고 있다. 구름 이동 여부나 생성 여부를 분석해 홍수나 호우 등의 재난 여부를 탐지하고 있고, 강수량을 예측해 태풍 경로를 분석하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최 부문장은 “기상 예측을 하려면 과거에는 숙지 모델 슈퍼컴퓨터에서만 가능했는데, 이젠 딥러닝 기반으로 미래 영상과 음성을 얻어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면서 “딥러닝은 위성 영상을 통해 강수도 예측할 수 있어 태풍 이동 경로를 분석해 재난을 방지하는 모델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 피해 여부를 분석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위성으로 촬영한 영상으로 건물 피해가 많은 곳과 적은 곳을 분석해 실제 도시에 예진 설계가 잘돼있는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예진 설계가 부족한 곳을 찾아 재설계를 조언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었다.
최 부문장은 “우리는 지구 관측으로부터 인류의 현명한 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AI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인공 위성과 인공지능이 만남으로 어떤 더 좋은 결정들이 이뤄질지 기대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