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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찾아온 추위 탓에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 등 각종 난방기기의 사용이 잦아지고 있다. 또한 출퇴근이나 야외활동 시 핫팩을 휴대하거나 발열 조끼를 착용하는 등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보온용 제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이와 같은 난방기기 및 보온용 제품 등을 장시간 사용할 경우 피부에 저온화상을 입게 될 우려가 있어 평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저온화상이란, 말 그대로 낮은 온도에서 발생하는 화상을 뜻한다. 이는 약 40도 정도의 낮은 온도에 피부가 오랜 시간 노출되어 해당 부위의 혈액 순환이 느려지게 되고, 피부 조직에 축적된 열이 다른 부위로 이동하지 못해 화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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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화상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열성 홍반과 색소 침착, 붉은 반점 등이 있고, 쓸리는 것과 같은 통증이나 가려움증, 물집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주목할 것은 저온화상은 고온에서 비롯되는 화상에 비해 피부 변화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통증도 적은 탓에 인지가 어렵다는 점이다.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거나 피부에 이상을 느꼈음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있으며, 상태가 악화한 채 뒤늦게 병원을 찾는 이들도 많다.
저온화상이 의심된다면 일반 화상 시와 마찬가지로 흐르는 물에 10분~20분 정도 환부를 대어 열기를 빼주는 응급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은 피부 깊은 곳까지 손상되었을 것을 감안해 그 즉시 화상외과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송파구 삼성서울도담외과 최승욱 원장은 “저온화상은 초기 인지가 쉽지 않아 가볍게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고기가 저온에서 익어가듯 피부 표면은 멀쩡하나 피부 안쪽 근육까지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며, “특히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2도 이내의 화상은 보존적 치료만으로 대략 3주 이내 회복이 가능하지만 손상 정도가 심한 3도 이상의 화상은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고 치료 기간도 늘어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승욱 원장은 “통상적으로 저온화상은 범위가 넓고 근육까지 손상을 입는 3~4도 화상 이상의 사례가 많아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라며, “3도 이상의 저온화상은 피부 조직의 단백질 변형으로 형성된 가피를 절제해 괴사한 피부 조직을 제거하는 가피절제술이 선행된다. 이를 통해 감염 및 합병증을 예방하고, 이후 자신의 피부에서 표피와 진피의 일부를 채취해 화상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피부이식술이 시행된다”라고 덧붙였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