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던 구강암이 최근 여성에게서도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구강암 환자의 36.6%가 여성이었다. 이는 2020년 30.4%보다 많이 증가한 수치다. 서울대병원은 여성 흡연 및 음주 인구의 증가를 여성에게서 구강암 발병률이 높아진 원인으로 추정했다.
-
대표 발병 원인은 흡연, 음주
구강암의 대표 발병 원인은 흡연이다.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발병률은 일반인보다 약 10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담배와 음주를 동반할 경우 구강암 발생률은 더 높아진다. 구강 위생이 불량하거나 의치로 인한 지속적인 자극도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인유두종 바이러스, 매독, 구강의 점막화 섬유화증도 구강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구강암은 특정 부위에 생겨 없어지지 않고 계속 커지는 특징이 있으며,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흡연, 씹는담배, 음주, 식습관과 영양결핍 등이 영향을 미치며,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하면 약 15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구강암은 초기 발견 치료가 가장 중요한 만큼 의심 증상을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은재 교수는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 구강암은 초기 암과 이미 진행된 암의 치료 방법 및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초기 암은 치료가 간단하고 완치율이 높으며 후유증을 남기지 않지만, 진행된 암은 치료가 복잡하며 완치율도 낮고 다양한 기능 저하가 동반되어 삶의 질이 떨어질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3주 이상 구내염 지속 등 의심 증상 살펴야
구강암은 입천장부터 잇몸, 볼 점막, 혀, 혀 밑바닥, 어금니 뒷부분, 턱뼈 혹은 입술, 구인두(혀의 후방부), 목과 연결되는 부위 등 입 안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혀와 상악 및 하악을 포함한 잇몸, 볼 점막 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구강암의 조기 발견 및 예방을 위해 평소 입안의 청결에 신경을 쓰면서 흡연, 과도한 음주, 구강 내 만성 자극을 피하고, 의심 병변이 발생한 경우 빠르게 전문가의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
구강 내 백색을 띠는 백반증이나 붉은 반점, 구내염과 같은 염증성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혹은 병변의 범위가 넓거나 출혈, 통증이 지속된다면 조직 검사 등의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구강암이 진행되면 주로 턱 아래의 림프절로 암이 전이되기 때문에 목에 혹이 만져질 수 있다. 따라서 목 부위에 종괴가 느껴지거나 음식을 삼킬 때 이물감, 통증을 느낀다면 전문가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구강암은 구내염이나 치주 질환과 유사해 초기 발견이 간과될 수 있고 목의 림프절 등으로 전이가 잘 되는 위험한 암이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생활 습관 개선으로 예방 가능
생활 습관이 구강암과 연관이 깊다는 연구 결과는 개인의 생활개선을 통해 구강암을 예방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함을 시사한다.
효과적인 구강암 예방법은 금연, 음주 조절, 방사선 혹은 자외선 차단 등이 있다. 과일과 녹황색 채소, 비타민 A·C·E 등의 섭취가 구강암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힌 연구도 많다.
뜨겁거나 딱딱한 음식도 구강 내 자극이 가해질 수 있고, 잘 맞지 않는 틀니나 오래 사용해 날카로워진 구강 내 보철물의 지속적인 손상, 구강 점막 부위에서 발생한 상처가 구강암으로 전환되는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과 개선도 필요하다.
한편,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구강암은 총 4,06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6%를 차지했다.
정은재 교수는 “진행된 암의 경우라도 빠르게 발전하는 의학 기술을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완치가 가능하도록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실망하지 마시고 저희와 함께 극복하자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