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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韓 영화의 미래는 여기에"…'서독제', 시작하는 배우·감독·삶을 응원합니다

기사입력 2023.11.08.13:08
  • 김동현 집행위원장, 연상호 감독, 배우 권해효, 김영우 프로그래머(왼쪽부터) / 사진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제공
    ▲ 김동현 집행위원장, 연상호 감독, 배우 권해효, 김영우 프로그래머(왼쪽부터) / 사진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제공

    '서울독립영화제'가 49번째 시작을 알렸다. 팬데믹 상황을 지나왔지만, 극장가에는 냉기가 돌고, 예산은 줄어들고, 여전히 어려운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여전히 '영화'를 시작하는 이들의 뜨거운 열정을 '서울독립영화제'가 보여준다.

    8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 공식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서울독립영화제는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진흥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독립영화 축제이자, 한 해 동안 만들어진 독립영화를 결산하는 경쟁 영화제로 이날 현장에는 김동현 집행위원장, 김영우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배우 프로젝트의 권해효, 본선 장편 경쟁 심사위원 연상호, 개막작 '신생대의 삶' 임정환 감독과 배우 심달기, 박종환, 박진수가 참석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출품작은 1,374편으로 총 130편의 작품(단편 87편, 장편 43편)이 상영된다. 장편 부문에서는 전년 대비 한 편 증가한 역대 최고 수 152편이 출품됐지만, 단편 출품 수는 전년 대비 201편이 감소한 1,222편이 출품돼 전체 출품 수는 200편이 감소했다. 이에 '서독제' 김동현 심사위원장은 "2년 동안 진행된 영화진흥위원회 제작 지원 사업의 중단과 최근 2~3년 동안 전국적으로 다수의 영화제들이 폐지 등으로 제작 지원의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또한, 영화제를 통한 상영 기회 역시 축소된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제공
    ▲ 사진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제공

    '서울독립영화제'는 '파수꾼' 윤성현, '똥파리' 양익준 등 신진 감독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그 흐름은 10년에 걸쳐 '벌새' 김보라, '메기' 이옥섭,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으로 이어지며 독립영화계의 흐름을 바꾸었다. 그 역할은 올해에도 이어진다. 상영작 중 장편 데뷔작 비율은 36편 중 13편으로 35.11%에 달한다. 특히 올해 배우 예수정, 최재원 감독과 함께 장편 심사를 맡은 연상호 감독은 과거 자신의 애니메이션 '지옥'이 '서울독립영화제'의 수상에 실패했던 기억을 언급하며 "당시 뒤풀이 자리에서 심사위원과 언쟁이 있었다. 그런 난동이 벌어지지 않도록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심사를 할 것"이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해 현장을 웃음 짓게 했다.

    신진 감독과 함께 영화를 시작하려는 배우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 올해 6회차를 맞이한 '배우 프로젝트-60초 페스티벌' 프로그램이 그것. 김동현 위원장은 "여섯 해동안 이어지며 참여자가 무려 1만 명이나 됐다. 또한 영화를 시작하려는 배우들에게 '서울독립영화제'가 중요한 영화제가 됐다"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를 사비까지 사용하며 프로젝트의 명맥을 이어온 배우 권해효는 "지난 2018년 이후, 조윤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올해에도 2,54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들의 배우들이 참여한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들 영상을 다 보냐'라고 물어본다. 정말 다 본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고 최종 24명의 배우를 선정하기까지 8~10번 정도를 보기도 한다"라고 심사에 임하는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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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제공

    이어 권해효는 "연기자로 살아가는 것이 매번 기다림에 부딪혀야 하는 일이다. 그런 이들에게 '당신 멋있어요, 괜찮아요'라고 말 걸어주는 응원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 노재원, 홍경, 윤가이, 오경화 등이 발탁된 바 있다. 배우 프로젝트는 총 4개 부문에서 7인의 수상자를 선정, 총 7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이는 오는 12월 4일(월) 아이러브 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이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독립영화 아카이브전'에서는 초기 독립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며 1980년대 대학가와 단체에서 회자되던 최정현 작가의 '방충망', '상흔', '그날이 오면' 등 총 6편을 상영한다. 또한 '해외초청'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주의 감독 중 선정된 리산드로 알론조, 알리체 로르바허, 하마구치 류스케, 왕빙, 그리고 페드로 코스타 감독의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다.

    개막작으로는 '신생대의 삶'이 선정됐다. 임정환 감독은 "세 번째로 참석하게 된 '서울독립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참석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신생대의 삶'에 함께한 배우 심달기, 박종환, 박진수 역시 현장에 참석했다. 박종환은 "다양한 영화를 존중해 주시고, 지지해 주시는 큰 행사에 뜻깊게 참석하게 됐다", 심달기는 "장편 영화와 단편 영화로 매년 빠짐없이 참석했는데 개막작으로는 처음 오게 됐다. 제가 제 나이대로 못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쯤, '서울독립영화제'가 열려 제 나이대로 놀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기쁘고 반갑다"라며 각각 '서울독립영화제'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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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제공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계에서 갖는 '서울독립영화제'의 고민을 전했다. 그는 "올해 저희에게 여러 어려움이 있다. 지금 한국 영화산업 자체가 상당한 위험에 있다. 그 지점에서 '서독제'가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했다. 그 위기 속에서도 독립영화는 제작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 영화의 동력은 대중 영화겠지만, 대중 영화에 미래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언제나 독립 영화에 미래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주목하고 있다. 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봉준호, 류승완, 임순례 감독님들 역시 첫 시작은 독립 영화였다. 한국 영화의 토대, 씨앗을 발견한다는 점에 주목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진심을 담은 바람을 전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의 메인 슬로건은 '한국 영화의 새로운 도전'이다. 김동현 위원장은 "1999년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영화제의 변화 의지를 담은 초기 슬로건으로, 그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이를 메인 슬로건으로 채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의 슬로건은 '디어 라이프(Dear Life)'다. 김동현 위원장은 "우리의 삶과 시절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영화가 서로에 대한 어떤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힘들지만, 매일을 살아간다. 영화 속 경험이 삶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영화는 그 속에서 한순간으로 겹친다. 영화를 시작하려는 감독, 배우,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을 비롯한 살아가는 모든 삶을 응원하는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8일까지 총 9일 동안 CGV 압구정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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