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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조기 진단 가능성 열렸다! 국내 연구진 미세한 뇌 조직 변화 포착

기사입력 2023.10.28 07:00
  • 국내 연구진이 일반 뇌영상 분석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조현병 전단계 및 초기 조현병 환자의 미세한 뇌 조직 변화 포착에 성공해 조현병 조기 진단의 가능성을 열었다.

    중증 정신질환인 ‘조현병’은 발병과 함께 회백질 감소 등 다양한 뇌 조직의 변화가 발견되며, 시간이 갈수록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서 조기 발견과 발병 직후 4~5년간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조현병 전단계에서 초기에 일어나는 뇌 변화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분당서울대병원 문선영 교수팀(이하 연구팀)은 뇌 자기공명(MRI) 질감 분석을 조기 조현병 환자에게 최초로 적용해 뇌 조직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초발정신증군(조현병 초기 단계, 101명) ▲정신증 고위험군(조현병 전 단계, 85명) ▲대조군(147명)의 MRI 영상을 바탕으로 조현병과 관련된 뇌 영역에 대한 질감 분석을 실시해 영역별 회색질 부피·두께와 질감 특성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초발정신증군은 대조군에 비해 전두엽을 비롯한 뇌 부위에서 회색질 부피 및 두께의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반면 정신증 고위험군에서는 회색질 부피 및 두께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전두엽 부위에서 회색질의 복잡성 및 상호의존 정도를 반영하는 ‘IMC1 질감 지표’가 대조군 및 초발정신증군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 [그래프] 정신증 고위험군의 전두엽 각 부위에서 양성 증상 심각도 및 IMC1 지표의 상관관계. 양성 증상 심각도는 IMC1 지표가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그래프] 정신증 고위험군의 전두엽 각 부위에서 양성 증상 심각도 및 IMC1 지표의 상관관계. 양성 증상 심각도는 IMC1 지표가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IMC1 지표는 뇌 조직의 국소 영역의 복잡성이 크고, 영역 간 상호의존 정도가 작을수록 그 값이 증가한다.

    특히 정신증 고위험군에서 전두엽 IMC1 지표는 양성 증상의 심각도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전두엽 회색질 국소 영역의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양성 증상의 정도가 덜했다.

    이 결과는 정신증 고위험군 단계에서 신경 가소성의 일종인 ‘피질재구성’ 현상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신경 가소성은 뇌가 환경·상황에 따라 스스로 신경구조와 회로를 바꾸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정신증 고위험군에서 회색질의 부피와 두께의 변화가 없더라도, 높은 민감도를 가진 ‘질감 분석’을 통해 조현병 증상에 관련된 미세한 회색질 변화를 포착하여 조기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 호에 발표됐다.

    권준수 교수는 “정신증 고위험군을 비롯한 조기 정신증에서 일어나는 초기의 뇌 구조적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면 초기 진단 및 치료에 더욱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질감 분석은 특히 정신증 고위험군이 정신병으로 전환을 조기에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질감 분석(Texture analysis)은 MRI 영상을 구성하는 작은 3차원 단위(복셀) 중 인접한 단위들의 상호관계를 조사하여 질감 특성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뇌 조직의 부피 변화나 신호 강도에 기반한 분석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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