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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국가 전략과제 '비전 2030'의 일환으로 헬스케어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추진 중인 '헬스케어 샌드박스'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공식 참여한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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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샌드박스는 사우디 보건부(MoH)가 보건의료 분야의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국가 의료 서비스를 혁신하고자 마련한 프로젝트다. 샌드박스 참여 기업은 사우디 보건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국가 의료 시스템 선진화 및 디지털 생태계 구축 사업에 본격 참여하게 된다.
이번 샌드박스 참여에 따라 루닛은 사우디 보건부 산하 세계 최대규모 공공의료 가상병원인 'SEHA 가상병원(SEHA Virtual Hospital, 이하 SVH)'과 루닛 AI 솔루션 확대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3개월간 실증사업(PoC)을 진행한다.
루닛은 이번 확대 공급이 파하드 알 잘라젤(Fahad Al-Jalajel) 사우디 보건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파하드 장관은 지난 6월 160여 개국, 200만 명이 참여한 이슬람 최대 메카 성지순례 종교행사인 '하지(Hajj)' 기간 동안 의료기관에 AI 솔루션을 투입해 응급 및 긴급환자 치료에 기여한 루닛의 성과를 인정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SVH는 리야드 소재 킹 사우드 메디컬 시티 병원(King Saud Medical City)과 이슬람 성지인 메카 소재 알 마샤이어 병원(Al Mashaier Hospitals)부터 루닛 AI 솔루션을 확대 설치할 예정이며, 루닛은 기존 사우디 거점지역 특정 SVH에서 진행하던 AI 솔루션 성능검사를 킹 파이잘 병원이 위치한 리야드 지역을 중심으로 사우디 전역 150개 가상병원으로 확대해 진행한다.
또한 양측은 사우디 전역 국공립 가상병원에서 시행하는 '국가 암 검진 및 결핵 검사'에 활용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의 CT(컴퓨터 단층촬영) 영상진단 솔루션 공동개발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으며, 암 진단 정확도 향상 등 AI 성능 고도화에 필요한 대규모 의료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의 이번 샌드박스 참여는 AI를 필두로 한 국가 의료 시스템의 디지털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는 사우디 정부의 의지를 잘 반영한 것"이라며 "사우디 보건부 및 SVH와의 협업 관계를 더욱 탄탄히 구축해 사우디 국민들이 인공지능을 통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