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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람의 생명을 가장 위협한 질병은 바로 폐암이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폐암은 암 사망률 1위(10만 명당 36.3명)으로 파악됐다. 간암(19.9명)과 대장암(17.9명)은 그 뒤를 이어 2, 3위를 기록했다. 성별 조사에서도 남, 녀 모두 폐암이 1위를 기록했다. 남자는 폐암(53.7명), 간암(29.1명), 대장암(20.6명) 순으로 사망률이 높게 나왔고, 여자도 폐암(18.9명), 대장암(15.2명), 췌장암(13.7명) 순이었다.
폐암이 위험한 이유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 발견이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환자 절반가량은 4기 전이성 폐암 상태거나 주변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말기암 상태일 때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이상 말기 폐암은 5년 생존율이 8.9%로 급격히 감소하는데, 이는 전체 암의 상대 생존율이 평균 70%가 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의료계와 관련 기관에서 폐암 조기 검진에 지속 노력을 해왔다. 국립암센터는 2017년부터 2년간 폐암 고위험군 200만명을 대상으로 폐암검진시범사업을 진행했고, 시범사업 전 보다 폐암 조기 발견율 3배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 공식적인 국가암 검진으로 시행됐다.
조기 검진과 정밀한 폐 결절 분석을 위해 국가폐암검진에 활용되고 있는 판독 솔루션은 바로 인공지능(AI)이다. 의료 AI 전문 코어라인소프트의 ‘에이뷰 엘씨에스 플러스(AVIEW LCS PLUS’를 활용하고 있다. 조기 폐암으로 진행 가능성이 있는 결절을 판독해 내는 저선량 흉부 CT 판독지원 소프트웨어(SW)다. 폐 결절 검출, Lung RADS(폐 결절 관리 가이드라인) 기반 분석, 과거 영상 추적 등 진단의 전 과정이 AI 기반으로 완전 자동으로 검사된다. 2017년부터 7년 연속 국가폐암검진 판독 지원 및 질 관리 솔루션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 등 전국 약 90개 병원 및 기관에서 사용 중이다.
에이뷰 엘씨에스 플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번의 촬영으로 얻은 저선량 CT 영상 데이터에서 폐암, 폐기종, 관상동맥 석회화 등 '빅 쓰리'(3대) 흉부 질병을 통합적으로 검출하고 분석해 주는 것이다. 이처럼 유관 질환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혁신적 기술, 검진 영상을 클라우드로 모은 뒤 판독지원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편의성으로 글로벌 폐암검진 프로젝트에도 연달아 도입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주관하고 유럽 5개국이 참여하는 폐암 검진 프로젝트(4ITLR), 독일 폐암 검진 프로젝트(HANSE), 이탈리아 폐암 검진 프로젝트(ISLP) 등을 비롯해 독일, 벨기에, 대만 등지의 대형병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에서 코어라인소프트의 솔루션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차별화다. 한 번의 흉부 CT촬영으로 얻은 영상 데이터로 유관 질환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어서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흉부 CT로 폐, 심장, 척추, 근육, 지방 등을 볼 수 있고, 한 번의 검사로 여러 질환을 동시에 살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저선량 CT를 활용한 폐암 검사는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 지난해 개최된 북미 최대 영상의학회(RSNA 2022)에서는 저선량 CT를 활용한 폐암 조기 검진의 효용성에 대한 대규모 장기 추적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당시 학회에서는 저선량 CT를 통해 폐암을 조기 진단 받은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80%를 기록을 발표하며, 폐암 조기 검진을 생존율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라고 밝혔다.
올해 6월에는 영국이 국가 단위의 폐암검진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자국의 55-74세 모든 흡연자와 과거 흡연자에게 표적 폐건강검진프로그램(Targeted Lung Health Check Programme, 이하 TLHC)에 따라 암 발생 위험도에 대한 흉부용 저선량컴퓨터단층촬영스캔(LDCT 스캔)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연간 2억 7000파운드(약 4400억 원)의 비용을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주요 국가에서는 폐암 검진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 내 다수 국가에서 폐암 검진 경력이 있어 향후 사업 전개 부문에서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