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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이 넘어갈 때 개인적으로 힘들기도 했죠. 스물셋, 넷 그 시기를 통해 저를 조금 더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를 아끼고 생각하는 시간을 거쳐 지금은 되게 안정적인 상태가 됐어요."
20대 중반인데 벌써 한 분야에서 15년이 넘는 경력을 가졌다. 많은 아역배우가 비슷하겠지만, 김소현은 유독 쉼이 없는 배우였다. 그의 작품 목록을 찬찬히 보자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배우 생활을 위해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대입에 도전한 김소현. 하지만 그는 좋아하는 연기를 위해 또 한 번 학업을 멈췄다. 최근 대학교 자퇴서를 냈다는 김소현은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연기를 위한 삶에 집중하기로 했다. -
1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tvN 수목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을 마친 김소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소용없어 거짓말'은 거짓말이 들려서 설렘이 없는 '라이어 헌터' 목솔희(김소현)와 비밀을 가진 '천재 작곡가' 김도하(황민현)가 만나 펼치는 거짓말 제로, 설렘 보장 로맨틱 코미디로, 김소현은 거짓말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목솔희'로 분했다.
'소용없어 거짓말'은 김소현의 2년만 복귀작이다. 쉬고 싶어 공백을 가진 건 아니었다. 드라마 일정이 밀리면서 어쩌다 보니 공백이 생겼고, 그 시간 동안 복학해 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여러모로 기다림이 많았던 작품인 만큼 기대와 걱정도 많았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제가 2년 정도 공백이 있다가 오랜만에 한 작품이라 긴장도 많이 하고 떨리기도 했어요. 오랜만에 나오는 만큼 더 완벽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늘 남게 되는 것 같아요." -
김소현은 '소용없어 거짓말'의 신선함에 끌렸다. 판타지적 소재와 더불어 그간 보여주지 못한 시니컬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였다. 막상 작품에 들어갔을 때, 남성우 감독은 러블리와 시니컬 그 중심에 있는 '목솔희'를 제안했다. 김소현은 본 모습을 꺼내 사랑스럽고 시크한 솔희를 완성 했다.
"제가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캐릭터 설정 자체가 되게 신선했어요. 다양한 초능력 캐릭터가 있었만, '거짓말이 들린다'라는 능력은 흔하지 않잖아요. 또 거짓말만 들리는 거로 뭘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라이어 헌터'라는 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되게 신선했어요. 게다가 이전에는 시니컬한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솔희를 통해 당차고 시니컬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사실 저는 솔희를 준비 하면서 시니컬한 모습을 집중해서 잡았는데, 감독님께서는 조금 더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귀여움을 드려야 하는 게 막막하기도 했지만 그냥 제 모습을 녹이면 되겠다 싶은 부분도 있었어요. 제가 원래도 밝은 성격이고 웃음도 많거든요. 솔희가 저와 비슷한 텐션이다 보니까 어느 정도는 (실제 제 성격에) 도움을 받았고, 그런 점에서 주사를 부리는 신도 조금은 내려놓고 연기할 수 있었어요." -
이번 작품은 김소현과 황민현, 두 주연 커플의 비주얼 합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훈훈한 얼굴 합에 설레는 피지컬 차이까지 완벽했다. 목솔희와 김도하를 묶어 '도솔커플'이라는 애칭도 생겼다. 김소현은 로코 첫 도전에 나선 상대역 황민현과 좋은 로맨스 케미를 보여줬다. 김소현은 황민현의 친화력 덕분이었다며 겸손해했다.
"민현 오빠가 아무래도 로코 장르는 처음이다 보니까 그렇게 말씀한 것 같아요. 현장에서는 서로 물어보고 편하게 소통하면서 연기했어요. 오빠도 쑥스럽거나 부끄러울 때가 있으면 '내가 처음이라서 헤헷'하곤 하는데 그런 게 정말 재밌거든요. 또 오빠가 차분하고 조용한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장난기가 많아지고 개그에 대한 욕심을 부리더라고요. 현장에서 서로 잘 들어주다 보니까 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은 전혀 없었어요."
"제 생각보다도 도솔커플을 더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케미가 좋았다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드라마에서 그런 부분을 더 잘 살려주지 않았나 싶어요. 저도 여태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정말 최고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스태프분들이 정말 다 좋았어요. 언제 이런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
김소현은 지난달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소감을 묻자 실감은 안 난다며 그저 늘 자신을 기다려주고 응원해 주는 팬분들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한 그다. 특별한 삶을 살게 해주는 연기에 대한 애정도 여전히 식지 않았다. 김소현은 앞으로의 10년, 20년, 그리고 평생을 향한 연기의 길에 섰다.
"데뷔 15주년이라는 생각은 못 하고 있었는데, 촬영하던 도중에 15주년을 맞게 됐어요.(웃음) 이번에는 2년 만에 복귀한 작품이기도 해서 의미가 남다르기도 했지만, 최대한 매 드라마, 조금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도전하자는 마음이 있어요. 기다려주시는 팬분들께도 정말 감사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죠."
"연기는 여전히 재밌어요.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새 삶을 살아볼 수 있고, 그로 인해서 특별한 삶을 산다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어쨌든 사랑받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직업이니까요.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직업이 별로 없잖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아직도 연기가 재밌고, 계속해나갈 힘이 되는 것 같아요."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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