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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가 영화 '화란'을 비롯해 초보 아빠의 마음, 그리고 배우로서의 도전의식을 언급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화란'에서 열연한 배우 송중기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드라마. 극 중 송중기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치건' 역을 맡았다.
송중기는 '화란'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그간 보여줬던 멀끔하고 댄디한 모습이 아닌, 거친 야성미를 입었다. 특히 송중기는 출연 제의를 받지 않은 '화란'에 꽂혀 출연료를 받지 않고 작품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이 대본을 처음 보고 나서 정말 좋았다. 그 당시에 제가 색다른 것에 꽂혀 있던 시기였는데, 그때 마침 돌아다니는 '화란' 대본을 봤고, 되게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의미에서 신선했고 치건에게도 매력을 느껴서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장르적 갈망이 있었다고 말한 송중기는 '화란'을 통해 한을 풀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사실 한을 풀었다기보다는, 예전에 출연하려고 했다가 입대 영장이 나오는 바람에 못 했던 작품이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 하고 싶었던 장르였는데 참여하지 못해 참 아쉬웠다"며 "많은 분들이 '화란'을 보고 '송중기가 건달 영화 되게 하고 싶었나 보다' 하실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때 못했던 어둡고 스산한 장르에 아쉬움이 남아서 하고 싶었다. 이렇게 만나게 된 게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배우라면 다양한 것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지 않나. 저도 개인적인 욕망이 있고, 굳이 우선순위를 두자면 어떤 캐릭터를 하느냐보다 더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며 "제안을 받은 작품이 아니라서 제가 하고 싶다고 했는데 안 시켜주시면 어쩌나 벌벌 떨었던 기억은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
송중기는 '화란'을 통해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 첫 발을 디뎠다. 당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영화 '로기완' 촬영 중이었던 송중기는 "전화를 받고 정말 놀랐다. 배우로서 당연히 칸에 가고 싶었지만, 가본 적도 없었고 제가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 칸에 가는 게 배우로서의 최종 목적은 아니지만 정말 보람됐고 기분이 좋아서 한동안은 들떠있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칸에서 진행된 '화란' 상영 후 기립박수를 받은 경험을 언급하며 "제가 좋아서 이 영화를 하겠다고 했을 때 대중분들은 얼마나 좋아해 주실지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 그런 불확실한 게 컸는데, 칸에서 우리 영화를 좋아하시는 걸 보면서 '참 다행이다.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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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란'은 감독부터 주연 배우들까지, 신인들의 조합으로 눈길을 끌었다. 송중기는 홍사빈과 김형서의 연기에 자극을 받았다며 배우들과의 현장 호흡을 언급했다. 그는 "정말 질투가 날 정도로 형서 씨의 재능이 부러웠던 적이 있다. 가수로 활동할 때는 음악으로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거고, 연기할 때는 연기로 표현한다. '형서 씨에게는 그 도구가 다를 뿐이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칭찬했다.
극을 이끄는 주인공 '연준' 역의 홍사빈에 대해서는 "사빈 씨는 정말 주인공다워 보였다. 되게 묵직한 매력이 있어서 오히려 제가 (연기적으로) 자극을 받았다"며 "진짜로 오랜만에 상대 배우들과 가식 없이 영화를 찍은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
올 한 해 칸 영화제 진출 후 아빠가 되기까지, 연이어 겹경사 소식을 전한 송중기는 변화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는 "제 마음가짐은 떳떳한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다"라며 "나중에 아이가 크면 제 작품을 보게 되지 않겠나. 꼭 '화란'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제 출연작을 본다는 생각을 하면, 떳떳하지 못한 면은 보여주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해외 프로젝트 오디션을 보러 다닌다는 말은 소문이 아니고 사실이다. 오디션도 많이 보러 다녔고, 올해도 몇 개 봤는데 슬프게도 다 떨어졌다. 저는 작품에 한 두 신만 나와도 상관없으니까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것을 해보면 재밌으니까 도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는 요새 잘 나오지 않는 전통적인 호러 영화다. 혹시 캐비닛에 넣어둔 게 있는 제작사 분들은 연락 달라"며 직접 러브콜을 보냈다.
한편, 송중기가 출연하는 영화 '화란'은 오는 10월 1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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