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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간 협동”… 유니버설로봇은 또 다른 협동을 본다

기사입력 2023.09.20 14:10
협동로봇의 ‘눈’, ‘발’, ‘입’ 역할 하는 기술 연구
로봇 간 협동하는 환경 구현해 새로운 협동로봇 진화 이끈다
  • 스테이시 모세르 유니버설로봇 CCO가
    ▲ 스테이시 모세르 유니버설로봇 CCO가 "협동로봇 발전을 위해 현재 머신비전과 이동, 연결 3가지 주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협동로봇 선두 기업 ‘유니버설로봇’이 또 다른 협동을 보고 있다. 사람과 로봇의 협동을 넘어 로봇 간 협동을 연구하고 있다. 로봇 간 상호작용을 통해 사람의 업무 효율을 더 크게 높이겠단 취지다.

    올해 6월 유니버설로봇 공식 최고사업책임자(CCO)로 취임한 스테이시 모세르(Stacey Moser) 는 20일 한국에 방문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니버설로봇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사용자 편의성을 위한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인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 관련 연구도 하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머신비전과 이동, 연결 등 3가지 주제를 중점 연구하고 있다”며 “추후 로봇끼리 대화하며 상호작용하는 로봇 간 협동에도 큰 투자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을 하며 지시된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이다. 위험한 작업 환경이나 무거운 짐을 옮길 때 사람을 보조해 업무를 수행한다. 제조·물류 등 공장뿐 아니라 최근엔 일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바리스타 로봇, 치킨 조리 로봇, 안내 로봇 등이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유니버설로봇은 협동로봇 분야 선두 기업이다. 약 18년간 협동로봇을 연구하며 내구성이 높고 사용이 편한 로봇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에도 약 50개사의 파트너 기업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기술 고도화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모세르 CCO는 이번 간담회에서 “우리 제품은 로봇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처음 접하는 사용자도 쉽게 로봇을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유니버설로봇은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나 IOS를 이용하듯 로봇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환경을 구축, 로봇 사용 편의성을 크게 높인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번 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한 모세르 CCO의 말에 따르면, 유니버설로봇은 지금의 사용자 편의성을 넘어 새로운 혁신 기술 확보에 속력을 내고 있다. R&D센터에서 사람의 눈과 같은 ‘머신비전’과 발과 같은 ‘이동성’, 의사소통하는 ‘상호작용’ 등을 연구 중이다. 이 기술들은 향후 협동로봇의 새로운 진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협동로봇의 사람 같은 눈과 발, 입이 생기기 때문이다.

  • 공장에서 사용되는 유니버설로봇 모습. /유니버설로봇
    ▲ 공장에서 사용되는 유니버설로봇 모습. /유니버설로봇

    사람의 눈인 머신비전은 로봇이 변화된 상황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한다. 현재 대부분 협동로봇은 사람의 팔과 같은 ‘암 로봇’ 형태로 물건을 집고 옮기고 나사를 조이는 등의 역할을 하는데, 작업마다 집어야 하는 물건들이 달라진다. 물건을 적재하는 장소와 환경도 매번 다르다. 여기에 사람의 눈 역할을 하는 머신비전이 탑재되고 물건과 장소를 식별할 수 있는 AI 기술과 결합하면 로봇은 상황에 따라 재빠른 작업이 가능하다. 작업에 따라 사람이 일일이 로봇을 조종해야 하는 상황이 줄어든다. 그만큼 로봇에 자율성이 생기고 작업 속도와 능률도 높일 수 있다.

    이동성은 전체 공장 환경을 이해해 로봇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물류 공장에서 물건을 옮길 때 작업자가 일일이 지정하지 않아도 로봇이 스스로 적재적소에 물건을 옮길 수 있다. 머신비전 기능과 결합하면 선택적으로 물건을 자유자재로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로봇끼리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연결 기능이 추가되면 작업 능률은 배가 된다. 그동안 사람과 협동했던 로봇이 이젠 로봇들끼리 협동할 수 있어서다. 유니버설로봇은 로봇 간 협업이 가능하도록 현재 일부 로봇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취합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로봇의 데이터를 분석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로봇 간 상호작용이다. 작업자가 원하는 업무를 입력하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로봇들이 상호작용하며 군집적으로 업무 성과를 내는 방법이다. 모세르 CCO는 “지금은 소수의 로봇 데이터만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로봇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해 로봇끼리 대화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며 “로봇이 지속가능성 있게 변화하며 사용될 수 있는 방법에 중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모세르 CCO는 한국 시장에서 유니버설로봇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앞으로 더 크다고 밝혔다. 한국 사회가 인구 감소에 들어선지 3년이 지났고, 숙련된 노동자가 부족해지고 있어 이 빈자리를 협동로봇으로 채울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사용자 편의성이 더 높은 환경을 구축해 한국 시장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로봇으로 자동화가 활성화된 시장은 2%고, 앞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 시장은 98%”라며 “유니버설로봇은 어디든지(Anywhere), 또 누구나(Anyone) 로봇을 사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는 만큼 한국 시장에서도 자동화할 수 있는 영역을 계속 키워 업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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