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대한 큰 환상과 우려보단 사용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별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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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에 관한 환상과 우려가 큽니다. 지금 기업에서는 AI 적용을 1단계 정도로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AI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정말 다양하고 많습니다.”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의 말이다. 그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세일즈포스타워에서 열린 ‘드림포스 2023 코리아 랩업’(KOREA Wrap-up) 세션 인사말에서 AI에 관한 대중들의 환상과 우려를 표했다. 현재 AI 기술을 ‘범용인공지능’(AGI)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는 “최근 정책, 기업 관계자들과 얘기해 보면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데 관련 제품이 나오고 있다는 우려도 있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냐는 질문도 많다”면서 “반대로 AI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진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면서 “너무 큰 우려와 환상을 갖기보다는 현재 비즈니스에 AI를 1단계 적용한다고 봐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여기서 말하는 1단계는 AI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 기술을 먼저 적용하는 것이다. 개발자가 코드 생성을 한다고 가정해보면, 기존에는 로우코드 기술의 발전으로 업무를 빠르게 할 수 있었지만, 코딩에 관한 기본 지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텍스트로 원하는 작업을 입력하면 AI가 코딩 작업을 해준다. 코딩에 관한 지식이 크지 않아도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손 대표는 “과거에는 세일즈포스의 태블로의 기능을 활용하려면 지식과 생각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AI 도움으로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많은 기업에서도 아마 AI를 이러한 단계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적용을 단계별로 해야 한다”면서 “지금 GPT-4 이상의 AI를 기업에 적용하고 만드는 건 어려운 얘기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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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가 이번 세션에서 AI를 강조한 것은 이번 드림포스에서 세일즈포스가 AI 사용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드림포스에서 세일즈포스가 발표한 많은 세션에서 주인공은 AI였다. 실제로 행사 곳곳에선 AI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발표에서 세일즈포스는 회사의 AI인 ‘아인슈타인’을 발표했다. 고객 접점에서 대화로 업무를 지원하는 AI 어시스턴트인 ‘아인슈타인 코파일럿’과 AI 활용을 돕는 ‘아인슈타인 코파일럿 스튜디오’ 등을 공개했다. 손 대표의 이번 발표는 고도화된 아인슈타인 기능이 ‘만능’이 아니고 또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남발하는 ‘문제아’도 아닌 기업 맞춤형 솔루션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 세일즈포스는 데이터 클라우드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얘기를 나올 정도로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AI를 제공하고, 단계별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코리아 랩업 세션은 드림포스 2023 마지막 날 한국 고객사를 대상으로 세일즈포스가 발표한 내용을 요약 정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객관계관리(CRM), AI, 태블로, 슬랙 등 세일즈포스의 각 솔루션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 관계자들이 나와 드림포스에 소개된 신규 내용을 알려줬다. 고객사와 퀴즈 맞추기 등의 이벤트도 열렸다.
드림포스는 세일즈포스가 2003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IT 연례행사다. 샌프란시스코의 최대 IT 행사라고도 불린다. 올해에도 이 행사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4만 명이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했다.
- 미국 샌프란시스코=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