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할 수 있고 창의성 갖춘 GPT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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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11월 개최 예정인 자체 개발자 포럼에 앞서 GPT 개발 방향에 대한 힌트를 내놨다. 또 범용인공지능(AGI)을 언급하며 성능 향상의 기대감을 모았다.
샘 알트만 CEO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드림포스 2023’에서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와 대담하며 GPT 모델 사용에 있어 우려 사항인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 데이터 보안 문제 등을 직접 언급하며 오픈AI의 방향성을 공개했다. 마치 푸른 숲을 연상시키는 무대에서 세계 대표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정상끼리 펼쳐진 이번 대담에서 알트만은 베니오프의 일부 날카로운 질문에 즉각적인 답변을 피했지만, 데이터와 윤리 문제, 향후 방향성 등엔 확고한 입장을 내비쳤다. 드림포스는 세일즈포스가 2003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IT 연례행사다. 샌프란시스코의 최대 IT 행사라고도 불린다. 올해에도 이 행사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4만 명이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서 알트만 CEO는 전 세계 사용자가 기대하는 기능이 GPT에 실제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니오프는 이번 토크쇼에서 ‘오픈AI 투어 2023’을 통해 서울(한국), 도쿄(일본), 런던(영국), 파리(프랑스), 토론토(캐나다), 텔아비브(이스라엘), 두바이(아랍에미리트) 등 17개 도시를 방문한 알트만에게 “실제 통찰력을 제공하거나 영감을 준 사람이 있었냐”고 물었다. 이에 알트만은 “많은 조언을 들었고 도움이 됐지만, 가장 큰 도움은 전 세계 사용자들과 대화를 나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여기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들은 우리가 몇 달 후 출시할 기능을 원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트만은 그 기능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이어진 베니오프의 질문을 통해 힌트는 얻을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맞춤형 모델이다. 베니오프는 알트만에게 “오픈AI의 핵심 가치 중 가장 우선순위에 둘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알트만은 “우리는 가장 똑똑하고 유능하며 맞춤화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며 “AI를 통해 인류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단점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모델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또 “기업이 데이터를 믿고 맡길 수 있게끔 데이터 관련 정책을 명확하게 제시할 것”이라며 “AI가 기업과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기능을 지속 고도화하는 것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 등 안전 정책도 균형적으로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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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GPT를 사용하는데 있어 걸림돌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침묵을 유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기계독해(MRC) 기반 챗봇이나 비즈니스용으로 개발된 챗봇이 모르는 질문은 “모른다”고 답하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뜻이다.
알트만은 “순진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모델은 오히려 신뢰성을 주지 못하고 사용자에게 만족감도 줄 수 없다”며 “생성형 AI가 가진 거대한 힘은 창의성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내 데이터만 활용해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푸는 등 여러 좋은 기능이 개발됐지만, 이러한 AI 시스템은 창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기술적인 문제가 많아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풀어가는 (우리의) 과정을 다 소개할 순 없어도 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기 GPT에 대해선 멀티모달이 언급됐다. 텍스트뿐 아니라 다양한 모달리티를 인식·연산해 결괏값을 내는 기능이 강화될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사실 멀티모달은 GPT-4 공개 전에도 많이 언급됐지만, 그 기능이 생각보다 적어 실망하는 사용자도 있었다. 알트만은 “오픈AI가 원하는 단계에 도달하기 위한 다음 단계는 무엇이냐”는 베니오프의 질문에 “우리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하나는 현재 GPT 시리즈의 기술을 고도화하고 더 안정적이고 견고하며 더 나은 추론을 할 수 있는 멀티모달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오픈AI가 목표로 하는 또 다른 목표는 AGI”라고 밝혔다. AGI는 특정 문제뿐 아니라 주어진 모든 상황을 학습하고 창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AI를 뜻한다.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범용 인공지능, 혹은 일반 인공지능이라 불린다. AI 연구의 궁극적 목표 중 하나다.
알트만은 “GPT 시리즈는 현재 기업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데이터를 적절하게 처리하고 환각 현상을 줄여가며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AI 활용이 본격화된 이 시기에 모두가 진정으로 AGI라고 부를 수 있는 것에 이르기까지 남은 연구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 미국 샌프란시스코=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