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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2010년 프랑스 요리를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식사는 단순한 음식과 요리를 넘어 가족과 친구와 모여서 즐기는 소중한 시간이자 중요한 사회적 관습이며, 국가의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한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총괄셰프 미카엘 로빈은 "소피텔 서울에서 선보이는 요리는 어쩌면 프랑스 현지에서 먹는 것보다도 더 맛있고,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프렌치 럭셔리 호텔 브랜드로 시작한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이 어느덧 개관 2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디지틀조선일보가 프렌치 미식의 새롭고 확실한 주소로 자리매김한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미카엘 로빈 총괄셰프를 호텔서 직접 만나 요리에 대한 철학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총괄 셰프를 담당하고 있는 미카엘 로빈(Mikael Robin)이다. 프랑스 북서부 브리타니(Brittany)에서 자라 프랑스, 미국, 중국, 마카오 등 세계 각국의 호텔에서 30여 년간 셰프로 근무했다. 올해 6월 중순부터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총괄 셰프로서 시크 비스트로 ‘페메종’을 비롯한 다양한 레스토랑을 맡고 있다. 이곳의 많은 동료와 함께 내가 가진 경험과 능력을 펼치게 되어 기쁘다.
Q. 총괄하고 있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식음업장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A. 먼저 시크 비스트로 ‘페메종’에서는 내가 직접 한국과 프랑스의 식재료를 활용하여 프랑스 정통 요리를 선보인다. 콩테 치즈가 어우러진 프렌치 어니언 스프, 크루아상 프렌치 토스트와 에스카르고 등 프랑스 식문화를 반영한 다양한 요리로 프렌치 퀴진의 풍미를 서울에서도 느낄 수 있다.
모던 일식 가스트로노미 ‘미오’에서는 정창엽 셰프가 선보이는 최고급 일식 퓨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셰프의 감각이 돋보이는 오마카세와 프리미엄 단품 메뉴를 소피텔 서울 사케와 함께 만날 수 있다. 고메 카페 쟈뎅 디베르에서는 전문 쇼콜라티에의 수제 초콜릿을 비롯한 프랑스 전통 디저트를, 파리지앵 라운지 레스파스에서는 관람차와 회전목마 모양의 애프터눈 티 세트 ‘르 구떼(Le Goûter)’를 선보이고 있다.
호텔 최상층인 32층에 위치한 루프 바 ‘라티튜드32(Latitude32)’에서는 아름다운 야경을 함께 바라보며 엄선된 와인, 맥주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소피텔 서울에는 굉장히 다양한 식음업장이 진정성 있는 맛과 미식 경험을 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Q. 한국에 처음 오픈한 소피텔 브랜드의 총괄 셰프로 참여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A.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높은 수준의 서비스와 빠르게 발전하는 문화를 보고 꼭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소피텔 서울의 조민숙 총지배인과 빈센트 저니건 부총지배인의 호텔에 대한 열정을 보고 이들의 여정에 가담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소피텔 서울은 호텔의 컨셉부터 요리까지 프랑스와 현지 문화를 조화시키는 '컬처럴 링크(Cultutal Link)’를 표현하고 있는데, 각기 다른 문화를 적절히 결합하는 매력에도 크게 끌렸다. 이렇게 한국에 프렌치 럭셔리 호텔로 처음 선보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 총괄 셰프로 함께 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고 자랑스럽다.
Q. 한국의 고객이 다른 나라의 고객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한국의 고객들은 친절하고, 음식을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미식가다. 프랑스에 여행이나 유학을 다녀온 고객 역시 많아 프랑스 음식에 친숙하고, 설령 프랑스에 가 본 경험이 없더라도 오픈 마인드로 생소한 프랑스 미식 문화를 시도한다는 것을 느꼈다. 프랑스에서는 집으로 친구를 초대해서 식사하는 일이 잦은데, 서울 사람들은 바쁜 일상을 지내다 보니 그러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다. 그래서 좋은 레스토랑과 맛있는 음식을 찾고 그것을 경험하는 빈도가 잦은 것 같다.
Q. 요리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적절한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시즈닝에 중점을 두기도 하지만, 나는 ‘공유’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함께 일하는 소피텔 서울의 셰프진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바로 본인의 요리를 동료들과 함께 맛보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공유하는 것이다. 나 역시 내가 만든 요리를 컬리너리 팀과 함께 맛을 보며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꼭 가지려 한다. 예를 들어 똑같은 조개 관자를 먹어도 저마다 느끼는 맛과 식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동료들과 의견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곧 고객에게 최상의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방법이기도 하다.
Q. 추구하는 요리 스타일이 있나.
A. 얼마 전 페메종을 방문한 한국인 고객이 내 음식을 먹고 프랑스 유학 시절 자주 먹던 음식이 떠올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던 적이 있다. 이것이 제가 추구하는 요리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오랜 시간동안 쌓아온 전통 프렌치 요리에 대한 경력과 테크닉을 바탕으로 선보이는 ‘모던 프렌치 퀴진’을 추구한다. 현대적인 것들도 결국에는 전통적인 요리 방식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전통 프렌치 퀴진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모더니티를 가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한 때 여행을 다녀왔거나, 유학 경험이 있어 프랑스에 추억이 있는 고객이 페메종에서 내가 선보이는 음식으로 프랑스를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한다. 만약 프랑스에 가본 적이 없어도, 내 요리를 먹는 순간만큼은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 듯한 경험을 하길 바라는 소망도 있다.
Q. 소피텔 서울이 타 호텔 레스토랑과 다른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차이점이 있다면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정통 프렌치’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고객들이 프랑스의 미식 문화를 서울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며, 프렌치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달하는 것에 집중한다. 우리가 선보이는 요리는 어쩌면 프랑스 현지에서 먹는 것보다도 맛있고,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 소피텔 서울의 레스토랑은 프렌치 미식 문화에 대한 경험과 정체성을 알리는 앰배서더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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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호텔 개관 2주년을 맞아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행사가 있나.
A.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개관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나를 포함해 정창엽 일식 전문 셰프, 임현호 페이스트리 셰프를 비롯한 소피텔 서울의 컬리너리 팀이 10월 11일과 12일 양일간 갈라 디너 ‘레 디네 소피텔(Les Dîners Sofitel)’을 선보인다.
내가 직접 지휘하는 페메종 와인 갈라 디너는 나만의 테크닉을 담아낸 감각적인 프렌치 6코스 메뉴를 5종의 프리미엄 와인 페어링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영광스럽게도 대한민국 1호 서체 예술 작가 이상현 작가의 라이브 퍼포먼스와 국악 오프닝 세레모니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모던 일식 가스트로노미 ‘미오(MIO)’의 ‘사케 갈라 디너’에서는 정창엽 수석 셰프의 세심한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최고급 일식 퓨전 요리 10코스가 펼쳐진다. 이와 함께 엄선된 6종의 프리미엄 사케 페어링이 더욱 깊고 짙은 농도의 풍미를 선사할 것이다.
Q. ‘지속가능한 미식’을 위해서 실천하는 부분이 있나.
A. ‘지속가능한 미식’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근거리에 있는 지역의 식재료를 공수하려 하고, 동물 복지 환경에서 자란 한우를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조업한 수산물을 사용하거나, 유기농 채소를 사용하며 환경에 해를 가하지 않으면서도 최상의 맛을 내는 재료로 탄생한 요리를 고객에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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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가을 맛볼 수 있는 신메뉴이나 준비하고 있는 식음 프로모션 있나.
A. 이번 가을 페메종 가을 메뉴 중에서도 특히 주말 프렌치 뷔페 ‘르 봉 마르셰(LE BON MARCHÉ)>가 나에게 의미가 깊다. ‘르 봉 마르셰’ 여름 메뉴는 온화한 기후의 지중해 연안에서 접할 수 있는 신선한 재료들과 올리브 오일을 주로 활용한 메뉴를 선보였다면, 가을 메뉴는 내가 나고 자란 프랑스의 레지옹(Region, 지역이라는 의미의 불어) ‘브리타니(Brittany)’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곳은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해 날씨가 비교적 쌀쌀한 탓에 크림이나 버터처럼 지방이 높은 음식을 주로 사용한다. 그리고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크레페가 브리타니의 명물이기도 하다. 내 고향에서 얻은 영감과 가을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메뉴를 기획했다.
그렇게 탄생한 메뉴 중 하나가 페메종의 가을 메뉴인 세이보리 크레프와 크림 계절 버섯을 함께 즐기는 ‘크레프 포레스티에(Crêpe forestière)’다. 보통 크레프를 먹을 때는 손으로 들고 먹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나는 손님들이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여 드실 수 있도록 먹는 방식을 변형했다. 이것이 내가 가진 프랑스 요리의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모더니티를 가미하는 테크닉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브레이즈드한 쇠고기 볼살과 와인소스, 당근을 함께 즐기는 비프 캐롯(Boeuf Carotte), 프랑스 낭트식 버터 소스를 곁들인 제철 도미 구이(Dorade grillée) 등 프랑스 가스트로노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메뉴들을 준비했다.
모던 일식 가스트로노미 미오 역시 가을을 대표하는 식재료로 계절감을 살린 메뉴를 준비하였다. 자연산 송이와 유정 청란이 들어간 한우 꽃등심 스키야키, 솔잎의 풍미를 가득 담은 대게 유바 교자, 차돌박이 또는 금태로 만든 솥밥 등 최고급 제 철 식재료와 정창엽 셰프의 테크닉이 만나 이뤄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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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이 궁금하다.
A. ‘한국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첫번째로 말하고 싶다. 처음으로 서울에 도착했을 때, 친절한 사람들과 빠르게 발전하는 한국의 문화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그 때문에 더 오래 머물며 깊이 알아가고 싶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음식을 이해하는 것이 곧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최대한 다양한 음식을 접하며 한국의 문화를 알아가고 싶다.
그 후에는 ‘프렌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두번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요리를 넘어 프랑스의 철학과 역사, 예술을 나만의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다. ‘프랑스식으로 살아가는 법(Savoir-vivre à la française)’을 전파하는 앰배서더가 되는 것이다. 내가 가진 프렌치 가스트로노미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며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동료들과 고객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프랑스와 한국의 식문화를 아우르고 싶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