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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질병의 신호 ‘황달’, 암까지 의심해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2023.09.08 15:48
  •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이 얼굴색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은 다양한 질병의 신호일 수 있지만, 특히 소화기암인 췌장암, 담관암의 신호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황달은 지방의 소화작용을 돕는 담즙의 색소 성분인 빌리루빈이 몸에 과다하게 쌓여 나타난다. 황달의 원인은 다양한데, 용혈성 빈혈과 같이 지나치게 빌리루빈이 형성되는 경우와 간 손상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빌리루빈을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췌장암, 담관암과 같은 종양이 발생한 경우에도 담관이 막혀서 담즙이 흐르지 못해 황달이 생길 수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경주 교수는 “암에 의해 황달이 생긴 경우 황달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암 치료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속히 황달 증상부터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췌장(노란색)에 생긴 종양(붉은색)이 담관(연두색)을 막아 담즙(초록색)이 정체된 모습 /이미지 제공=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 췌장(노란색)에 생긴 종양(붉은색)이 담관(연두색)을 막아 담즙(초록색)이 정체된 모습 /이미지 제공=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황달은 눈의 흰자위(공막)부터 노랗게 변하기 시작해서 점차 몸의 아래쪽으로 퍼져 전신에 나타난다. 황달로 인한 몸의 변화는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의외로 본인이나 가족들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얼굴이 노랗게 변하는 증상과 함께 몸의 다른 변화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황달이 발생하면, 소변 색이 진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막혀있는 담즙의 성분이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이다. 또 황달이 암에서 유발된 경우 체중이 줄고, 소화가 잘 안되고 입맛도 떨어질 수 있다.

    황달이 있는 상태에서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을 경우 이미 몸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치료 과정에서 응고 장애, 담관염, 간부전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패혈증까지 올 수 있다.

    황달의 원인이 암으로 인한 담관폐색일 경우,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한 뒤 십이지장 유두부라는 작은 구멍을 통해 담관과 췌관에 조영제를 주입해 병변을 관찰하는 내시경적역행성담췌관조영술(이하 ERCP)을 시행한다. 해당 시술은 막혀있는 담관을 뚫고 스텐트를 삽입해 담즙이 정상적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고여 있는 담즙이 빠져나오고 황달이 호전되기까지 2~4주까지 걸려 자칫 암의 결정적인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하지만 황달이 조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이라 불리는 췌장암, 담관암의 조기 발견을 돕기는 경우도 있다. 췌장암은 췌장이 몸속 깊숙이 있어 암을 발견했을 때 수술이 가능한 환자의 비율이 20%에 불과하지만, 종양이 담관과 가까운 췌장의 머리 쪽에 있는 경우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경주 교수는 “암으로 유발된 황달 환자가 관련된 증상을 유심히 관찰하지 않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결정적인 암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황달은 오히려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황달이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에게 검사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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