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서도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 적극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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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은 효율성 향상과 혁신 주기 단축, 고품질 제품 생산 등에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제조업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한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김미영 포스코DX 기술연구소장의 말이다. 그는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AI 컨퍼런스 ‘AWC 2023 in Busan’에서 연사로 나와 제조업에서의 디지털 트윈을 강조했다. “디지털 트윈은 생산라인 설계 시간과 생산 스케줄 최적 배치 등에 높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이미 BMW나 지멘스 등은 디지털 트윈으로 제조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를 컴퓨터에 똑같이 만들어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을 시뮬레이션해 결괏값을 예측하는 모니터링 기술이다.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대안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소장의 말대로 현재 BMW는 가상공장을 통해 생산공정을 설계하고 있다. 가상에서 생산라인을 어떻게 설계하면 좋은지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기존 3일이 걸리던 작업 시간을 하루 이하로 줄였다. 롤스로이스도 항공기 장비 고장 결함을 디지털 트윈을 통해 하고 있다. 가상 공간에서 부품 노후화 수준을 측정해 부품 교체 시기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엔진 고장 검출 정확도를 10% 개선했고, 장비 불량으로 인한 결함 건수도 연 1000여 건 줄였다.
김 소장은 앞선 기업처럼 포스코에서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제강 조업 최적 스케줄링 작업 △제조 시운전 △연원료 구매비용 최소화 및 원료 배합 최적화 의사결정 등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제강 공정 중 12만 5000개의 경우의 수를 시뮬레이션했다”면서 “이를 통해 온도 적중률을 80%에서 90%로 올렸다”고 말했다. 또 “제조에선 설비를 구축 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제품이 정확하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하는 시운전이 상당히 중요한데, 우리는 이 과정을 디지털트윈에서 함으로써 발생할 문제를 사전에 줄이고 관련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김 소장은 현재 포스코는 기존의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공장을 넘어 AI와 빅데이터 기술 기반 지능형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또 궁극적으로 메타 팩토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 팩토리는 기존 스마트 팩토리에 디지털 세계인 메타버스를 더한 개념이다. 실감 경험을 추가해 가상 공간에서 실감있는 생산과 고객 경험,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지금 포스코는 마케팅이나 판매 부분을 지원하는 형태로 메타버스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추후 사고 연결성을 토대로 더 큰 생산성을 높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 기술도 제조업에서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많은 제조업에서 AI 도입 시 당장 성과가 없어 도입을 꺼려하는 곳이 많은데, 잠재력이 워낙 큰 기술이므로 도입을 주저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지배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제조업에서도 챗GPT와 같은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도 챗GPT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AWC 부산은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와 디지틀조선일보, 부산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주관하는 AI 컨퍼런스다. 올해는 ‘디지털 전환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열렸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