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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심장 기능 손상 부르는 발병 위치 확인

기사입력 2023.09.07 13:37
  • 뇌졸중 발병 위치에 따라 심장 기능이 손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뇌졸중센터 서우근 신경과 교수, 이미징센터 박성지 순환기내과 교수, 영상의학과 정다다 임상강사 연구팀은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IF=6.107) 최근호에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손상된 좌심실 스트레인과 뇌졸중 병변의 위치 사이의 지형학적 연관성을 시각화함으로써 뇌와 심장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 표면 영역마다 신체의 근육 및 감각기관과 연결된 신경 경로가 있다는 호문쿨루스(homounculus)에서 착안해 대뇌 피질에 심장 기능을 조절하는 특정 부위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를 통해 급성 허혈성 뇌졸중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던 환자 중 심장 기능이 정상 범주(좌심실 구출률이 50% 이상)인 286명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특수 심장초음파(2-dimensional speckle tracking echocardiography)를 이용해 좌심실 스트레인을 조사했다. 좌심실 스트레인은 특수 심장초음파를 이용해 좌심실의 움직임 변화를 측정해 얻은 값으로 좌심실의 기능을 확인하는 검사다.

    아울러 손상된 좌심실 스트레인과 지형학적으로 연관된 뇌 병변 부위를 시각화하기 위해 연구 대상자들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의 확산강조영상(DWI)과 겉보기 확산계수 지도(ADC map)를 자체 개발한 영상 분석 프로그램과 3차원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뇌경색 병변의 위치를 지형화 하고, 머신러닝 기법(SVR LSM)으로 분석했다.

  • 좌심실을 세 부위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 좌심실 움직임 변화에 이상이 생긴 곳에 따라 뇌의 손상 영역도 조금씩 달랐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영역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좌심실의 각 부위도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빨간색(정점), 주황색, 노란색(기저부)으로 구분. /이미지 제공=삼성서울병원
    ▲ 좌심실을 세 부위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 좌심실 움직임 변화에 이상이 생긴 곳에 따라 뇌의 손상 영역도 조금씩 달랐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영역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좌심실의 각 부위도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빨간색(정점), 주황색, 노란색(기저부)으로 구분. /이미지 제공=삼성서울병원

    그 결과,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뇌의 우측 뇌섬엽(insula) 및 주변 영역과 좌측 정수리 피질(parietal cortex)이 손상된 좌심실 전반적인 종축 움직임 변화(left ventricular global longitudinal strain)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손상된 좌심실 국소 종축 움직임 변화(left ventricular regional longitudinal strain)의 분포 패턴은 관상동맥 영역과는 별개로 좌심실의 정점(apex)에서 기저부(base)로 갈수록 관련된 뇌 병변의 위치는 우반구(right hemisphere)의 경우 우측 뇌섬엽의 부리 쪽(rostral)에서 꼬리 쪽(caudal)으로, 좌반구(left hemisphere)의 경우 두정(parietal) 영역에서 측두(temporal) 영역으로 이동하는 지형학적 연관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로 뇌-심장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뇌섬엽 부위의 손상이 기저 심장질환이 없는 뇌졸중 환자의 심장 기능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에 알려진 뇌섬엽 이외에도 좌측 정수리 피질이 뇌-심장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뇌 영역임을 새로 밝힌 것 역시 고무적인 성과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연구팀은 좌심실 전반적인 종축 움직임 변화(global longitudinal strain)와 국소 종축 움직임 변화(regional longitudinal strain)에 관련된 뇌 영역을 분석함으로써, 특정 뇌 피질 부위에 좌심실 수축성과 관련된 지형학적 표현(topographical representation)의 존재에 대한 시각적 증거를 제시하고, 특정 뇌 피질 부위에 좌심실 수축성과 관련된 시각적 증거를 제시한 만큼 추후 보다 정밀한 환자 치료를 위한 연구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이미징센터장 겸 판막센터장 박성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장뇌혈관병원 내 이미징센터와 뇌졸중센터가 시작 단계부터 협업해 뇌-심장 상호작용에 대한 ‘의미 있는 증거’를 제시했다”라며, “환자들이 뇌졸중 이외에 심장 문제로 인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지 않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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