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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아트테크’(아트와 재테크를 합친 신조어)가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아트테크를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해 눈길을 끈다. 지난 31일 출시한 홈 플랫폼 ‘홈닉’의 서비스 중 하나인 ‘아트갤러리’다.
아트갤러리는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아트 컬렉팅 서비스다. 아트갤러리를 기획한 삼성물산 라이프솔루션본부 본부장 조혜정 상무는 “맞벌이 부부나 양육 등으로 현대 사회의 바쁜 일상에 치여 갤러리나 미술관은 갈 엄두도 못 내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위해 내 아파트 단지, 주거 공간 속에서 직접 그림을 보고, 마음에 드는 그림은 손쉽게 구매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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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정 상무는 “최근 준공되는 아파트를 보면 굉장히 고급스럽지만, 어딘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런 비어 있는 부분을 채우고 입주민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떠올린 것이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진 그림이었다. 그는 “고급 자재, 시설뿐만 아니라 그 속에 문화가 있고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단지를 만들면 단지의 품격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해, 비어있는 아파트 공간에 그림을 설치해 일상에서 문화생활을 접할 수 있는 아트갤러리를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아트갤러리를 “아파트 단지에 문화를 접목한 국내 최초의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이전에도 아파트 공간을 미술관처럼 꾸며 단지의 차별화 구현하려고 한 시도는 있었지만, 미술 작품을 임대하는 방식의 기존 서비스는 세대별 비용 추가가 불가피해 실제 구현된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파트 운영 구조의 특성상 비용이 발생하는 특정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주민 투표를 통해 일정 비율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이 경우 실행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이와 같은 기존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관리비 추가 없이도 다양한 그림을 무상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계획했다. 서비스의 무상 제공을 위한 방법으로는 아트 경매 플랫폼 스타트업인 플리옥션과 협업을 선택했다.
현재 오프라인 갤러리는 전시 공간이 부족해 작품 전시를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며, 특히 신진 작가는 작품 전시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물산은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과 엘리베이터 홀 등 공용 공간을 플리옥션이 보유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무상으로 전시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 아파트가 작품과 관객을 이어주는 생활 속 갤러리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아파트 공용 공간에 작품 설치를 위한 구조물은 초기 건축 비용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림 판매 시 발생하는 배송 비용 등은 플리옥션에서 부담한다. 그림 옆에 부착된 QR코드를 태깅하거나, ‘홈닉’ 앱에서 몇 번만 클릭하면 그림과 작가에 대한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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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아트갤러리 서비스가 일회성 서비스로 그치지 않도록 그림 설치 후 아파트 입주민의 QR 태깅 횟수, 앱 내 클릭 및 좋아요 횟수, 개개인의 취향 설문조사 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단지에서 호응도가 높은 그림을 선별하고, 전문 큐레이터가 아파트에 최적화된 그림을 매칭해 정기적으로 새로운 그림을 교체할 예정이다. 마음에 드는 그림은 앱에서 간편하게 구매도 할 수 있으며, 7일 이내에 포장되어 자택까지 배송된다. 차후에는 리셀(resell)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조 상무는 “팬데믹을 겪고 대중에게도 아트테크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단기간 가치가 급상승할 수 있는 신진작가 작품으로도 아트테크를 하는 추세”라며, “젊고 재능 있는 작가에게는 아파트 안 공간에 그림을 전시하고, 고객과 직접 연결될 기회를 제공하며, 입주민에게는 아직 개화하지 않은 유망 작가와 그림을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갤러리는 지난 31일 래미안 원베일리에 최초로 도입되어, 유명작가와 신진작가의 작품 130여 점이 게재됐다. 삼성물산은 그림 전시에 그치지 않고, 단지에 걸린 그림들을 둘러보는 ‘단지 도슨트 투어’나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 ‘아티스트 라이브 드로잉’ 등 아트갤러리와 연계된 다채로운 관련 이벤트를 아파트와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홈닉을 개발한 삼성물산 라이프솔루션(LifeSolution) 본부는 삼성물산이 기존 건설회사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설한 부서다. 삼성물산이 본부 적임자로 낙점해 영입한 조혜정 상무는 삼성전자에서 오랫동안 홈 IoT와 관련 분야에서 일해온 인재로 “라이프 솔루션 본부가 건설의 소프트 사업을 인큐베이팅하는 본부가 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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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상무는 “건설회사는 열심히 건물을 짓고 제때 입주하는 게 가장 중요한 가치이지만,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고 있고, 고객의 눈높이는 더 높아지고 있다”며, “입주 후에도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건설회사도 집을 잘 짓는 데에서 나아가 그 안에 들어갈 서비스와 콘텐츠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아파트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모아 플랫폼화한 ‘홈닉’이 탄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건설업체에서 아파트를 건축한 이후에는 하자보수를 비롯해 많은 행사를 많이 진행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객과의 연결성이 점점 옅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삼성물산은 ‘홈닉’이 단순히 주거 생활의 편리함을 넘어 입주민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래미안뿐만 아니라 ‘홈닉’ 서비스 도입을 원하는 모든 단지에 서비스를 제공 예정이다.
조 상무는 “래미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입주민분들이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고민의 집합체인 홈 플랫폼 ‘홈닉’을 통해 고객을 지속해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홈닉 사용자가 늘어나면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신규 사업 모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