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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괴사 부르는 신장경색이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병률이 높아지고,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1.41배 더 많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서존, 문인기 교수 연구팀은 신장경색의 역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신장경색으로 진단받은 한국인 성인 인구 10,496명을 조사했다.
신장경색은 신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으로, 혈류가 막혀 신장 조직이 괴사하고 극심한 복통, 발열, 구토, 혈뇨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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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7년간 발병률은 10만인년(person-years)당 2.68명에서 3.06명으로 증가했으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발병률도 높아져 70대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또한, 남성의 발병률이 여성보다 1.4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흔한 동반 질환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순이었다.
발병 원인은 신장 동맥의 질환 또는 외상에 의해 생성된 혈전으로 혈관이 막히는 ‘신혈관 혈전증’ 고위험군이 29.1%로 가장 높았으며, 신장 외부에서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신장 혈관을 막는 ‘혈전색전증’ 고위험군이 16.6%, 암, 자가면역질환‧진성 적혈구증가증 등 응고항진상태 고위험군이 13.7%를 차지했다.
신장 경색 치료를 위해 처방되는 항혈전제 종류는 아스피린 등 경구 항혈소판제가 17%에서 13%로 점차 감소했지만, 경구 항응고제 처방은 약 35%로 비슷하게 유지되었다. 항응고제 중 DOAC(비-비타민K 길항 경구 항응고제)의 비율은 1.4%에서 17.6%로 크게 증가했다.
문인기 교수는 “신장경색은 발병률이 높지 않아 현재까지 환자의 단·장기적 임상 경과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어려운 실정이었으며, 그로 인해 명확한 표준 치료 가이드라인이 정립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국내 신장경색 환자 데이터를 토대로 신장경색의 발병률, 동반 질환, 치료 경향성 등을 파악한 첫 대규모 연구로, 실제 의료 현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존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신장경색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고 인구의 고령화 및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혈전 유발 위험인자 유병률이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신장경색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세우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