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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젊은 층에 급성 발병하는 ‘중심장액망막병’ 발병 기전 확인

기사입력 2023.08.26 07:00
  • 주로 시력이 좋은 젊은 연령대에 급성으로 발병하는 중심장액망막병의 발병기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중심장액망막병은 망막의 중심부에 액체가 축적되면서 망막이 부분적으로 박리되는 질환으로, 매년 1만 명당 1~2명 정도 새롭게 발병한다. 갑자기 눈앞이 동전으로 가려진 것처럼 시야가 뿌예지거나 물체가 휘거나 실제와 색이 다르게 보여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며,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황반변성으로 진행하거나 시력상실까지 이어질 수도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중심장액망막병은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스테로이드 복용 등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가 중심장액망막병 환자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가 중심장액망막병 환자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팀(이하 연구팀)은 중심장액망막병과 연관된 잠재적인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위해 아급성 중심장액망막병 환자 42명과 일반 대조군 20명의 안구 내 방수 내용물을 채취해 분석했다.

    방수는 각막과 수정체 사이의 공간에 차 있는 맑은 액체다. 기존 연구에서는 바이오마커 중 체액으로 분비되는 인자들만 선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수 단백질이나 사이토카인을 주로 분석했지만, 연구팀은 체액으로 분비되지 않는 인자까지 포함해 조직과 세포의 특성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방수 엑소좀에 집중했다.

    연구팀이 방수 엑소좀을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을 통해 확인한 결과, 특정 마이크로RNA인 마이크로RNA-184(miR-184)가 일반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체 주사 치료에 반응이 적은 환자에게서는 miR-184 발현량이 더욱 증가한 상태였다.

    환자의 방수에서 miR-184 발현량을 정량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확인한 결과에서는 중심장액망막병 환자의 miR-184가 대조군보다 100배 이상 유의하게 증가했다.

    또한, 연구팀은 기초 실험을 통해 miR-184가 혈관내피세포의 증식과 이동에 관여하는 STC2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고, 그 결과 신생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는 중심장액망막병이 황반변성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신생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방어체계로 miR-184가 보상적으로 증가한 것임을 뜻한다.

    병원 측은 이번 연구가 중심장액망막병의 발병 기전을 처음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며, 최근 중심장액망막병 치료에 많이 시행되는 주사 치료의 예후를 바이오마커로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를 받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바이오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나노생명공학 저널(Journal of Nanobiotechnology, 피인용지수 10.2)’에 최근 게재됐다.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황반변성이나 당뇨망막병증 등 다양한 망막질환 치료에서 고비용의 주사 치료제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약제의 치료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다면 조기에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해 빠른 증상 호전과 더불어 환자의 부담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중심장액망막병 환자 중 41%가 한 번의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체 주사 치료로 1개월 내 이상 소견이 모두 호전됐다며, 중심장액망막병은 조기에 잘 치료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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