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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농부가 관리하는 ‘과수원 디지털트윈’ 조성 가능성 열렸다

기사입력 2023.08.21 16:38
이경환 전남대 교수팀, 드론 영상 활용해 사과 과수원 3차원 모델 구현
과일 개수·크기·위치 측정해 지도화… 이스라엘 및 미국 기업과 협업 논의
  • 이경환 전남대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장)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기업에 3차원 모델 기반 과수원 지도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 이경환 전남대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장)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기업에 3차원 모델 기반 과수원 지도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과수원을 3차원으로 영상화한 다음 각 과일의 위치와 특성을 인공지능(AI)으로 식별해내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과수원 디지털트윈’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컴퓨터 공간에서 과수를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어 과수 관리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이경환 전남대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장) 연구팀에 따르면, 드론 영상으로 사과 과수원의 3차원 모델을 구현하고 각 사과나무의 과일 개수와 크기, 위치를 측정해 지도화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해 미국 농업용 로봇 심포지엄 및 전시회(2022 FIRA USA)에 발표돼 이스라엘 첨단 로봇 기업과 대규모 농업회사로부터 국제협력 제안을 받는 등 관심을 받았다. 

    이 기술은 과수원에서 각 과수의 위치별로 과일의 수확량과 품질을 측정하는 것으로 정밀 디지털 농업 구현을 위한 첨단 애그리테크(Agritech, 농업과 기술의 합성어) 기술의 일환이다. 해당 기술 개발 전에는 2차원 영상을 이용해 과일의 수확량을 측정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정확도가 낮은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고자 다중 카메라가 탑재된 드론으로 과수원 전체를 촬영한 다음 각 영상의 특징점을 연결해 과수원 3차원 영상을 구현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과수원의 특성을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 이경환 교수 연구팀은 드론 3차원 영상에 AI 기술을 적용, 과수원의 과일 개수, 크기,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고 지도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남대
    ▲ 이경환 교수 연구팀은 드론 3차원 영상에 AI 기술을 적용, 과수원의 과일 개수, 크기,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고 지도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남대

    과수원을 촬영할 땐 GPS 기준 표시점을 포함, 3차원 영상의 모든 지점을 GPS 좌표화했다. 또 과수원 3차원 영상에 딥러닝 인스턴스 세그멘테이션 방법을 사용, 과일을 인식하고 크기를 측정한 다음 그 과일의 위치를 GPS 좌표화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렇게 획득한 정보로 각 과수의 높이별, 지역별로 과일의 개수, 크기, 심지어 위치까지 지도화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첨단농기계산업화기술개발사업과 BK21 4단계 IT-Bio융합시스템농업교육연구단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애그리테크 분야 최고 국제학술지로 평가되는 ‘애그리테크 컴퓨터 및 전자 장치’(IF=8,3, 0.9%) 올해 9월호에 발표된다. 또 해당 기술에 관심을 가진 이스라엘 로봇 기업, 농업회사에 국제 공동 연구 제안서를 제출하고 협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개발 기술의 상용화 및 수출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들과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이경환 교수는 “실제 과수원을 3차원으로 디지털화해 컴퓨터상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관찰할 수 있고, AI를 이용해 과일의 개수, 크기, 위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은 농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며 “추가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과수원 디지털트윈을 구현하고 관련 기술을 수출 및 사업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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