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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능력 완벽히 형성되지 않거나 돌발행동이 잦은 영유아는 화상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응급실에 내원한 화상 환자 3만 1,542명을 대상으로 분석 한 결과, 4세 이하 소아 화상 환자 발생비율이 전체의 26.9%에 달했으며, 화상을 입은 원인으로는 끓는 물 등 뜨거운 물질이 4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아기들은 성인보다 피부가 얇고 연약해 화상을 입게 될 시 손상 부위의 흉터 등 후유증으로 인한 기능장애의 우려가 크고, 면역력이 약한 탓에 2차 감염의 위험성도 높다. 또한, 피부 면적이 성인 대비 좁아 전신화상으로 이어지거나 상처의 깊이나 부위에 따라 정상적인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삼성서울도담외과 최승욱 원장은 “신체의 20% 정도 화상을 입었을 때 중화상으로 분류되는 성인과 달리 영유아는 10% 정도만으로도 중화상으로 분류될 정도로 심각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영유아의 화상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뜨거운 물에 의한 열탕화상 발생률이 높은 만큼 뜨거운 액체나 라면, 국 등이 쏟아지는 것을 주의해야 하며, 목욕 시에도 적정한 온도의 물로 씻겨야 한다. 또한 음식을 조리할 때 아이들이 주방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고, 전기 콘센트에 젓가락이나 쇠붙이를 넣는 행동으로 인한 전기 감전에 대한 화상도 주의해야 한다.
만약 화상 사고가 발생했다면, 신속한 응급처치 후 곧바로 화상 전문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기 화상을 발생 시 즉시 환부를 차가운 물이나 흐르는 수돗물에 식혀주는 것이 최우선이다. 다만, 해당 방법은 저체온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20분 내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지나치게 낮은 온도의 물이나 얼음 등을 환부에 직접 접촉하는 것은 혈관을 수축시켜 상태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 피해야 한다. 환부를 식힌 후에는 멸균거즈나 손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를 보호한 후 화상 외과에 방문하고, 물집이 생겼다면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어 무리하게 터트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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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욱 원장은 “간혹 보호자가 아기 화상 정도를 임의로 판단하여 방치하거나 민간요법 등에 의지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지만, 이는 상태를 악화시킬 뿐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아 절대 피해야 한다”라며 “특히 화상은 피부 겉면은 물론 피부 속 진피층까지 손상될 우려가 큰 만큼 반드시 전문 화상 외과를 찾아 상처의 깊이와 범위 등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에 상응한 치료가 수반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