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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정우성 "결핍에서 오는 파장"을 담다…김남길X김준한X박유나 '보호자' [종합]

기사입력 2023.08.09.18:12
  • 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 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우리에게 오랜 시간 배우로 존재감을 각인시켜온 정우성이 '감독'으로 관객과 만난다.

    9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 입구에서 영화 '보호자'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돼 배우이자 감독 정우성을 비롯해 배우 김남길, 김준한, 박유나가 참석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정우성은 '감독'으로서 영화 '보호자'의 연출에 주안점을 둔 지점을 전했다. 아이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에 대해 정우성 감독은 "설정된 이야기는 너무나도 클리쉐(여러 번 다뤄진 표현)하지 않나"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여러 작품에서 재생산된 이야기를 다룰 때, '폭력에 대한 방식은 정당한가'라고 고민했다. 그래서 가장 신경 쓴 지점은 '아이를 이용하지 말자'라는 점이었다. 아이를 나약하게 담지 말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재하게 하자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기존의 작품과 차별성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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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정우성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시간을 끝내기 위해 몸담고 있던 조직의 보스를 죽이고 교도소에 수감돼 10년 만에 출소하게 된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몸담았던 조직의 새로운 보스(박성웅)와 조직의 2인자 성준(김준한)과 2인조 해결사 우진(김남길), 진아(박유나)로 상황은 그의 생각과 다르게 흘러간다. 정우성은 '수혁' 캐릭터에 대해 "수혁이라는 인물은 10년 전 살아온 폭력의 삶을 떠나려는 인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랑했던 사람에게 딸이 있음을 알게 되고 '평범하고 좋은 사람이 아빠였으면 좋겠다'라는 숙제와 같은 말을 듣게 된다. 그런 딜레마 속에서 폭력을 마주하게 될 때, 어떤 선택을 할까. 수혁의 입장으로 상황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영화의 개성이 살린 연출이 이뤄진 것 같다"라고 남달랐던 고민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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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김남길은 성공률 100%의 해결사 '우진' 역을 맡았다. 우진은 남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는 잔혹함과 동시에 아이 같은 천진함을 가진 독특한 캐릭터다. 김남길은 "정형화된 해결사와는 다르길 바랐다"라고 밝혔다. 이어 "선배님들, 누나, 형들, 특히 정우성에게 하는 태도에 확장성을 가지고 투영했다"라고 우진의 순수한 모습의 근원을 언급했다. 이어 우진의 캐릭터가 고민할 때마다 "정우성이 '믿어라, 이 영화에서 우진이가 보여주는 방법이고 영화가 쉬어가는 균형이다'라고 하셨다. 현장에서 그 말을 믿고 우진에게 임했다"라고 밝혔다.

    박유나는 '우진'과 파트너를 이루는 '진아' 역을 맡았다. 그는 "영광이었다"라고 운을 떼었다. 이어 "대선배님이셔서 말을 쉽게 못 건넸다. 그런데 선배님께서 먼저 다가와 주셨다. 말도 장난도 많이 걸어주셨다. 나중에야 풀어져서 같이 장난도 했다. 제 목소리가 낮고, 우진은 높은 편이다. 같은 톤이면 톤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 것 같아서 제가 엄마처럼, 보호자처럼 우진을 챙기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남달랐던 호흡에 만족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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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김준한은 열등감에 시달리는 조직의 2인자 '성준' 역을 맡았다. 김준한은 "성준의 개인적인 아픔이라고 할까. 본인이 가진 외로움이 묻어나는 연기를 하려고 했다. 배우로서는 블랙 코미디처럼 재미있게 촬영했다. 감독님께서 아이러니한 행동, 리액션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셨다. 하면서도 블랙 코미디적인 재미를 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현장에서 감독으로 마주한 정우성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김남길은 정우성이 현장에서 명쾌했음을 전하며 하나의 에피소드를 꺼냈다. 그는 "감독님이 모니터로 불러서 제 모습을 보여주시며 '뭐가 느껴지냐'라고 물으셨다. '네?'라고 되물으니 '왜 배려하면서 연기하냐. 어떤 부분은 이기적으로 해도 될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다.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감독님은 처음이었다. 감독님이자 존경하는 선배님으로 현장에서 굉장히 편안하게 임했다"라고 100% 신뢰감을 가지고 현장에 임했음을 전했다. 이에 정우성은 "함께 해준다는 결정을 내려준 분들"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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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보호자'는 정우성의 남다른 액션을 엿볼 수 있다. 플래시를 들고 빛을 통제한 상태에서 표현하는 액션, 카체이싱 등 한정된 공간에서 독특한 움직임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더불어 캐릭터들의 묘한 온도는 코미디적인 지점을 만들며 상황을 환기시킨다. 정우성 감독은 "단 한 번도 누아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보호자'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결핍에서 오는 파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캐릭터들의 소통되지 않는 소통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블랙 코미디라고 생각했다"라며 "불행함을 메꾸기 위해 폭력의 정점에 서 있는 모습을 통해 연약한 자아가 센 척하는 모습이 저에겐 귀엽게 다가왔다"라고 덧붙이며, '보호자'만이 가진 아이러니함을 전했다.

    한편, 정우성이 연출하고, 남다른 액션 연기 속에 폭력에 대한 자조적인 입장까지 내포하는 영화 '보호자'는 오는 8월 15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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