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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대출이 필요해 불법 대출광고 홈페이지의 간편 상담코너에 개인정보를 입력했는데, 이후 사기범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사기범은 A씨에게 카드거래 실적이 많으면 대출한도가 늘어난다며 체크카드 발급을 유도하고 단기간 고액 거래가 가능한 상품권 구매를 권유했다.
A씨는 상품권 대금은 사기범이 입금할 것이며, 대출한도가 늘어나면 수수료도 많아진다는 사기범의 말에 속아 카드 결제 계좌번호를 사기범에게 알려줬다. 이후 A씨는 상품권을 구매해 사기범이 지정한 인물에게 전달했으나, 이후 피해자의 피해구제 신청으로 계좌는 지급정지되고 전자금융거래가 제한되면서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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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자영업자에게 체크카드 발급 및 상품권 구매를 유도해 피해금을 현금화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따르면, 이러한 사기범들은 자금 사정이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접근해 대출에 필요하다며 체크카드 발급 및 상품권 구매를 유도하고, 신용한도가 없는 체크카드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하는 방식으로 거래실적을 쌓아야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상품권 매입금액도 지원해준다고 유혹하는 사기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응한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자기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피해금의 전달책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에 금감원은 "본인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 계좌 지급정지, 전자금융거래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우선 사기이용계좌는 피해구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지급정지된다. 본인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송금·이체된 경우 피해구제 절차가 진행되는 약 3개월 동안 해당 계좌는 지급정지되며, 사기이용계좌 명의인이 전자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로 지정되면 지급정지 기간 동안 모든 전자금융거래도 제한된다.
또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연루될 경우 계좌 지급정지 등 금융거래상 불이익 이외 사기범의 공범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금감원은 "시중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대출금리, 파격적인 대출조건 등을 빙자한 개인정보 요구는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크다"라며, "대출상담 유도 전화 등을 통해 수집된 대출희망자의 개인정보는 보이스피싱 또는 범죄행위에 노출돼 추가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은 "대출상담으로 오인해 개인정보를 유출함으로써 보이스피싱에 연루되거나 피해를 보지 않도록 금융소비자의 선제적 주의 환기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