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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 유형별 대처 방법 달라…B형은 백신 접종, C형은 즉시 치료 중요

기사입력 2023.07.28 10:26
  •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간염의 날’(매년 7월 28일)을 맞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이단비 교수가 유형별 간염의 특징과 치료 방법을 소개했다.

  • 간염은 염증 때문에 간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간염은 유형에 따라 A형, B형, C형, D형, E형으로 나뉘는데, B형, A형, C형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간암 발생의 4분의 3 정도가 간염이 원인이며, 그중 60%가 B형간염, 10%가량이 C형간염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형, C형간염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간경변증은 간암까지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주의해야 한다.

    A형간염

    A형간염은 주로 오염된 음식물 섭취로 전염되어 집단으로 발병하기 쉽다. 어린이는 대부분 가볍게 지나가지만, 성인은 심한 피로감, 구역, 구토, 발열, 근육통,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간염의 경우 한번 앓고 나면 재발하지 않고, 평생 면역되며 만성간염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예방을 위해서는 항상 정결한 위생 관념 필요하며, 음식물은 끓여서 섭취해야 한다. 면역이 없는 경우 예방주사 접종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충분한 영양 공급과 휴식을 취하면 수 주 내에 회복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40대가 A형간염에 가장 취약하다. 과거와 다르게 생활 수준과 함께 위생 수준이 높아지면서 어린 시절 A형간염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 A형간염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항체 보유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A형간염 예방접종력이나 감염력이 없는 20~40대의 경우, A형간염 예방접종이 2015년부터 국가 기본 예방접종 항목에 포함되어 권고되고 있다.

    B형간염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9천만 명 정도의 인구가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으며, 우리나라도 성인 인구의 약 2.7%가 바이러스 보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암 중에서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간암(2021 사망원인 통계, 통계청)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바로 B형 간염이다.

    급성 B형간염은 식욕부진, 구역, 구토, 우상 복부 불편감, 황달, 미열이나 감기 유사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 B형간염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거의 없으며 일부 무력감, 권태감,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만성 B형간염이 악화할 때 미열, 황달이나 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 B형간염은 약 95% 이상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회복되지만, 일부에서 급성간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만성화되는 경우 상황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B형간염의 만성화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감염 당시 연령으로 신생아의 경우 90% 이상, 성인에서는 5% 정도에서 만성간염으로 진행한다.

    B형간염은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혈액, 체액, 분비물로 전염될 수 있다. 음식물 섭취를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가 아이를 출산할 때 전파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에 모든 신생아에게 예방주사를 접종한다. 항체가 없는 성인도 미리 예방주사를 접종해야 한다.

    C형간염

    C형간염 바이러스는 급성간염뿐 아니라 만성간염, 간경변증 및 간암을 초래할 수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약 5,800만 명이 C형간염 바이러스에 만성적으로 감염되어 있다고 보고되어 있으며, 우리나라는 약 0.6%의 유병률을 보인다. 그러나 한 번 감염되면 약 70~80%에서 만성간염으로 진행하고 이 중 약 30%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간암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간암 발생 원인의 약 10%를 C형간염이 차지하고 있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혈액을 통해 전염되며,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는 않는다. B형간염 바이러스처럼 사람의 혈액, 체액, 분비물로 전염될 수 있다. 정맥주사 약물남용, 주사침 찔림 손상, 비위생적인 피어싱이나 문신, 불법 시술, 오염된 면도날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급성 C형간염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에서 전신피로감, 미열, 근육통 등 감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C형간염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앞서 서술한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것 이외의 예방법은 따로 없다. C형간염은 만성화율이 높고 간경변증 및 간암 발병 원인의 약 10%를 차지하는 만큼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효과적인 경구용 치료제가 개발돼 8~12주 복용하면, 98~99%가량의 C형간염 바이러스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효과적인 약제들을 기반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C형간염을 퇴치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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