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위주 아닌 소비자 위주 디지털 혁신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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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챗봇 등 다양한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있지만 일반 사용자는 기술 혜택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가 전 세계 12개국 6058명의 금융 서비스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금융 소비자는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디지털 기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소비자 관점이 아닌 공급자 관점에서만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금융 시장이 디지털 기술 혁신 등 우선적으로 대응하는 점을 비춰봤을 때 AI 등 디지털 혁신 기술은 아직 소비자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일즈포스는 향상된 금융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인사이트가 포함된 ‘금융 서비스 현황 보고서(The Connected Financial Services Report)’를 27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전 세계 12개국 6058명의 금융 서비스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AI와 챗봇 도입을 한층 치열해진 금융 생태계에서 고객 로열티 확보를 위한 디지털 고객경험 향상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고 있지만 조사에 참여한 금융 고객의 과반수 이상은 서비스 제공자의 충분한 안내와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원활하고 개인화된 금융 경험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다른 금융 서비스 업체와 새로운 관계를 맺을 의향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 중 21%만 현재 이용하고 있는 은행의 금융서비스와 디지털 경험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보험사와 자산운용사의 경우, 각각 19%와 27% 고객만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고객들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디지털 경험 요소는 ‘챗봇’이었다. 또 28% 고객이 현재 제공하고 있는 고객 지원 서비스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금융권에서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고 있지만 소비자는 이 혁신을 실질적으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은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 불확실한 경제 전망에 관한 충분한 안내와 도움을 기대했지만, 금융기관은 이러한 소비자의 기대보다 공급사 위주의 디지털 서비스만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약 79%의 고객이 금융 서비스 제공자가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분한 안내와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또 금융 고객들은 더 나은 금융 경험을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금융 서비스에서 타 서비스로 이동하는 경향이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주거래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를 이용한 금융 고객은 각 25%, 35%, 34%의 비율로 ‘더 나은 디지털 경험’을 위해 주 거래 금융 서비스 업체를 변경했다. 이는 고객이 단순히 좋은 금융 ‘상품’을 제공받는 것을 넘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금융 기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고객들은 AI 기반 금융 서비스에 높은 기대감을 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3%의 응답자만 생성형 AI에 기반한 금융서비스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46%이상의 고객이 AI가 금융 거래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디지털 금융 고객경험이 중요해진 지금, 금융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고객 관점에 입각해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일즈포스는 AI와 데이터, CRM 기반의 솔루션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금융 산업의 디지털 혁신 여정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