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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테라·켈리로 국내 맥주 시장 1위 탈환”…‘전초기지’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기사입력 2023.07.26 09:20
  • 지난 20일 강원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을 찾았다. 강원공장은 테라를 비롯해 켈리, 필라이트 등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제품을 만드는 주요 생산기지이다. 강원공장은 1997년 8월 준공한 16만평의 국내 최대규모다. 첨단설비와 자동화 시스템으로 400여명의 적은 인원이 전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최대 생산능력은 연간 50만㎘(킬로리터)에 달한다. 이는 연간은 500㎖ 병 20개 기준 약 6500만 상자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이 같은 첨단설비를 갖춘 하이트진로는 79년의 노하우로 세계적인 수준의 맥주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인철 하이트진로 강원홍천공장장은 “과거에는 독일, 일본으로 기술을 배우러 다녔지만 현재는 강원공장으로 외국 기술자들이 견학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소비자에게 맥주 제조공정 및 친환경 공장을 홍보하기 위해 1998년 6월 하이트피아 견학관을 설립해,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년 약 2만 명이 방문했다.

  •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외부 전경 /사진=김경희
    ▲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외부 전경 /사진=김경희

    ◇ 첨단 설비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환경 친화형 공장

    하이트진로는 강원공장에 전라인 컴퓨터 시스템을 갖춘 최첨단 공장, 환경 친화 공장으로 구축됐다. 특히 국내 최초로 열재생시스템(E.R.S)을 도입,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에너지 절감형 공장이다.

    2019년 강원공장에 대규모 혐기성 소화조 설비를 도입했다. 혐기성 소화조는 맥주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부산물과 폐수를 미생물을 이용해 정화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보일러 등의 연료로 재사용해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친환경 폐수처리 시스템이다.

    혐기성 소화조 설비 도입 이후 지난 2년간 폐수처리 효율이 기존 55%에서 87%로 향상, 발생하는 폐기물 역시 40% 이상 감소, 정화 과정 중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량 3배 이상 증가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온실가스 약 4020t 규모의 이산화탄소(Co2)를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약 112만평(축구장 150개 넓이)에 식재한 소나무 숲이 1년간 흡수하는 탄소의 양과 같다. 재생에너지인 바이오가스를 재사용함으로써 기존 LNG 사용량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했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

    혐기성 소화조 운영의 핵심인 미생물을 관리한 결과 양질의 미생물을 추가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필요한 사업장에 분양, 판매해 안정적인 친환경 폐수처리 환경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는 등 다양한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 공병 분리부터 최종 출고까지 전 공정 검열·위생 철저

    맥주의 제조 과정은 먼저 주원료인 보리가 저장된 거대한 사일로에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 저장된 보리의 싹을 내 건조시키면 맥아(麥芽)가 된다. 맥아를 분쇄해 따뜻한 물을 넣고 가열하면 단맛의 맥즙(麥汁)이 만들어지고, 맥아즙에서 쓴맛의 탄닌 성분과 단백질을 분리해내는 자비 과정을 거친다. 이후 냉각기로 급랭시켜 발효 과정을 거치면 맥주가 만들어진다.

    하이트맥주 강원공장 관계자는 “맥주 생산은 맥아 입고 단계부터 최종 출고까지 보통 25일에서 30일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 ▲ 클린룸에서 원액을 주입해 병구 파손, 정상 밀봉 상태를 검사하는 왕관 검사기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사진=김경희

    공장은 전 공정이 컴퓨터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중앙통제실에서 맥주 생산 공정을 제어하고 있다. 공장의 모든 시설은 공정 과정의 검열부터 위생까지 철저하게 진행된다. 실제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위생복과 모자, 덧신, 마스크를 입어야 했다.

    공장 견학에 들어서 가장 먼저 들어선 곳은 공병 분리 과정이다. 수집된 공병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을 분류하고 병과 알루미늄 캔, 생맥주용 업소 용기, 페트병에 맥주를 담는 공정이다. 공병은 자동화 설비를 따라 1분에 1000병씩 선별기를 거친다. 병이 외부 접촉 등으로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 기준 이상으로 진행된 병이나 변형된 병들은 6대의 폐쇄회로 카메라를 통해 걸러진다. 분류된 병은 세병기로 들어와 약 45분간 3회 반복해 세척 과정을 거쳐 세척이 완료된다. 세척이 완료된 병의 무결성을 고정밀 기계를 통하여 추가 확인한다.

    맥주의 맛은 맥아와 물, 공정 과정에서의 온도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김태영 주류개발팀장은 “강원과 전주 공장 모두 하천수를 사용하고 있다”라며, 동일한 제품을 맛을 유지하기 위해 하천수를 고정밀여과공법을 거쳐 모두 수(水) 처리해서 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척과 살균을 거친 병들은 외부와 밀폐된 맥주 주입 공정으로 이동한다. 비열처리 맥주가 저온에서 담기기 때문에 주입 과정에서 혹시라도 있을 세균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 밀봉이 완료된 제품의 이물질 등을 고정밀 기계를 통해 또 한 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 밀봉이 완료된 제품의 이물질 등을 고정밀 기계를 통해 또 한 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외부와 차단된 클린룸에서 원액을 주입해 병구 파손, 정상 밀봉 상태를 검사하는 왕관 검사기 과정을 거친다. 이어 밀봉이 완료된 제품의 이물질 등을 고정밀 기계를 통해 또 한 번 검사한다. 이때 레일을 통해 지나가는 모든 제품은 사람이 직접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검사가 모두 끝난 제품은 상표를 부착해 중량 등 최종 검사를 통과해야 출고가 된다.

    ◇ 테라·켈로 연합작전으로 맥주 시장 1위 탈환 선언

    1993년부터 시작된 맥주 전쟁은 3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선언했다. 2019년 출시해 성공을 이룬 테라와 올 4월 새롭게 출시할 켈리의 연합 작전으로 맥주 전쟁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목표다.

    지난 4월 4일 출시한 켈리의 판매량은 지난 5월 10일 기준 누적 판매 약 104만 상자 돌파로 약 3162만 병(330ml 기준)을 판매했다.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최단기간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했던 테라보다 3일 빠른 속도로 출시 후 36일 만에 새로운 기록을 달성, 이는 1초에 약 10.2병이 판매된 꼴이다. 이 기간 테라 판매량도 30만 상자 늘어난 358만 상자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켈리의 판매 속도에 맞춰 4, 5월 출시 초기 생산량을 계획 대비 4배 이상 늘렸다. 켈리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초도 생산량의 2배 이상 공급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강원공장의 맥주 생산 가동 비율은 테라 70%, 켈리 30%정도다. 이택인 품질관리팀장은 “켈리는 현재 출시 초기여서 생산량은 전체 맥주 생산 비율에 따라 조정하고 있다”며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켈리 생산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내년 100주년인 하이트진로는 식음료 대기업 중에서는 처음이다. 하이트진로는 “100주년 TF를 준비하며, 국민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성장 전략과 앞으로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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