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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난청 환자의 청신경 상태로 인공와우 이식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팀은 귀 가장 안쪽(내이)에 기형을 가진 소아 난청 환자의 인공와우 수술 후 청각 기능 발달을 장기 추적한 결과, 내이 기형이 있더라도 청신경이 잘 보존되어 있으면 인공와우 이식 결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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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경 보존 상태는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청신경이 굵고 청신경이 지나는 길목인 골성 청신경관 폭이 넓은 환자일수록 말소리를 변별하는 능력이 우수했다.
연구팀은 내이 기형 이른바 몬디니 이형성증(달팽이관이 완전하게 발달하지 못함)으로 중증 난청을 진단받고, 1994년부터 2013년 사이에 인공와우 이식을 받은 소아 환자 42명(귀 49개)을 7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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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의 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분석해 본 결과, 골성 청신경관(청신경 다발이 지나는 길목) 폭이 좁은 것이 관찰된 환자는 정상 폭을 보인 환자보다 청각 기능이 떨어져 인공와우 이식 결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소리를 얼마나 잘 변별해 내는지 알아보는 단어인지검사(WRS)에서는 골성 청신경관 폭이 좁은 환자의 평균 58%가 정확도를 보였지만, 폭이 정상인 환자는 평균 79%의 정확도를 보였다.
청신경의 최대 직경 역시 인공와우 이식 후 청각 기능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청신경이 굵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말소리 변별 정확도가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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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구팀이 대조군으로 모집한 정상 내이를 가졌지만, 청각장애로 인해 인공와우 이식을 받은 소아 환자(86명)는 말소리 변별 정확도가 평균 77%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내이 기형이 있어도 청신경 보존 상태가 좋다면, 정상 내이를 가진 이식 환자와 비슷한 수준의 청각 능력 향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이과학회 공식 학술지인 ‘이과 및 이신경학(Otology & Neuro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의 기존 연구 결과 보청기 효과가 없을 정도로 난청이 심한 성인 환자는 장기간 청각 재활을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청신경이 점차 퇴화해 인공와우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소아에서도 청신경 상태를 보면 인공와우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기에 많은 난청 환자가 수술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소아 난청은 신생아 시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되고 있으며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청각 및 언어 발달도 거의 정상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난청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