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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치료에 사용한 위약(Placebo)이 실제 안압 감소에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 연구팀(충남대병원 최수연 교수·제주대병원 하아늘 교수)은 2022년 6월까지 발표된 녹내장 안약 치료 관련 40개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논문을 검토해 녹내장 안약의 위약 효과를 결정하는 요인을 조사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국내에서만 100만 명 이상의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는 녹내장은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환 중 하나로, 현재는 안압을 낮추는 치료가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에 안압을 낮출 수 있는 신약의 개발과 임상 시험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신약이 승인받기 위해서는 임상 시험 과정에서 위약군과의 효과 비교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녹내장 안약 관련 위약 효과를 정량화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PubMed, Cochrane Library, EMBASE 등 학술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안압 감소 치료 관련 40개의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들을 통합해 표본 7,829안을 확보했다. 최종 분석에는 33개의 위약군(2,055안)과 7개의 비치료군(1,184안)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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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총 33개의 위약군에서 투약 전과 비교했을 때 투약 2개월째에 1.30mmHg만큼 안압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같은 표본을 치료군, 위약군, 비치료군으로 나눠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통해 안압 감소 효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도 위약군은 비치료군보다 2.27mmHg만큼 안압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 값은 시간에 따른 질병 경과가 반영된 순수 위약효과로 볼 수 있다. 대상 환자의 치료 전 평균 안압이 22.7mmHg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의 안압이 감소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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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녹내장 환자에게서 안압 감소 치료의 위약 효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안과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Ophthalmology’에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국 교수는 “플라시보 효과는 낙관적인 믿음이 실제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대표적인 경우”라며 “진료 현장에서 녹내장 안약을 이용한 안압 감소 치료가 상당한 위약 효과가 있다고 인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위약 효과’라고도 불리는 ‘플라시보 효과’는 실질적으로 생리학적 영향이 없는 위약을 복용했을 때 상태 개선이나 이로운 작용이 나타나는 것으로, 우울증, 통증, 천식, 파킨슨병, 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과 증상에서 임상 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어 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