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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부담감 안고 시작"…마고 로비X그레타 거윅 감독의 책임감 담긴 영화 '바비'

기사입력 2023.07.03.12:30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DB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DB
    작은 얼굴에 우월한 비율, 쭉 뻗은 기럭지에 늘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 늘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한 세계에 존재하는 바비 인형이 죽음과 인간다움을 생각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 '바비'는 특별한 스토리와 바비의 여정을 통해 화두를 던진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영화 '바비'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그레타 거윅 감독을 비롯해 배우 마고 로비, 아메리카 페레라가 참석했다.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마고 로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라이언 고슬링)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 영화 '바비'는 바비 영화화 판권을 가진 마고 로비가 그레타 거윅 감독에게 작업을 제안하면서 현실화됐다. 그레타 거윅 감독은 마고 로비에게 제안을 받았을 때 느낀 소감을 묻는 말에 "가장 처음에 든 생각은 마고 배우님과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마고 로비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영화 제작자이기도 하다. 그동안 그녀가 이끌어오고 참여해온 작품들도 굉장히 뛰어났다고 생각하기에 기대가 됐다"며 "사실은 지금 두려움이 많기도 하다. 바비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캐릭터이고, 바비에 대해 여러 시선을 갖고 계시지 않나. 바비는 어떤 때는 시간을 앞서가고, 어떤 때는 시대에 뒤쳐질 때가 있어서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까 기대감도 있고 두려움도 있었다.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마고 로비는 그레타 거윅의 연출력과 비전을 보고 협업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배우로서 그레타의 작품들을 굉장히 오랫동안 봐왔다. 작품을 보면 비전이 뛰어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 대한 지식이 많고, 제작 기술에 대해서도 박학다식하시다. 거기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있었다. 이런 분과 작업을 하는데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며 그레타 거윅 감독을 향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 특히 마고 로비는 우리가 생각하는 바비 인형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진 바비를 맡았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수많은 바비들과 살아가는 가장 완벽한 바비를 연기해야 했던 마고 로비 역시 캐릭터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부담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캐릭터를 할 수 있게 돼서 좋지만 당연히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바비라는 인형이 얼마나 콘셉트가 강력한가. 바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바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이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작품에 나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형적인 바비가 제 배역이지 않나. 금발 머리에 수영복을 입는 그런 스테레오 타입 바비의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다"라며 "바비가 실제를 경험하고 사람과의 연결성을 얻게 되면서 성장하는 부분이 있다. 실제 여성과 상상의 여성으로 대표되는 인물들이 완전히 연결이 돼서 교훈을 준다. 좋은 여성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가 있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될 거다. 우리 작품을 통해서 생각할 지점을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바비 인형의 발랄함과 인형다움을 표현하는 과정도 언급했다. 그는 "인형처럼 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관객의 만족도를 위해 우리가 얼마만큼 인형의 모습을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웃음 효과를 내기 위해 너무 과하게 하진 않으려고 했다. 오히려 산만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저 바비 인형의 모습을 차용하려고 한 건 맞다. 개인적으로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 아메리카 페레라는 현실 세계에서 바비 인형을 만드는 장난감 회사 마텔의 직원인 글로리 역을 맡았다. 아메리카 페레라는 작품에 참여한 이유로 감독과 마고 로비를 꼽았다. 그는 "그레타 거윅 감독이 바비를 통해 이야기하려는 바가 좋았다. 저는 거윅 감독이 있었고, 마고 로비가 나오고 또 프로듀싱을 한다는 점 때문에 합류했다. 이런 개런티에 더해서 영화 '바비'를 통해 생각할 지점이 있고 철학적인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극 중 글로리는 포털을 통해 현실 세계로 넘어온 바비를 마주한 하고 혼란을 겪는 인물. 홀로 사람 역할을 해내야 했던 아메리카 페레라는 "인간으로 유지를 하는 과정에 좀 어려움이 있었다. 세트장의 에너지가 전부 인형의 에너지였다. 제가 그 공간을 보면 자기장의 힘에 저항하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인간이야. 인형이 아니야'라고 되뇌이면서 연기했다. 저 홀로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쉽진 않았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 영화 '바비'를 통해 처음으로 내한한 세 사람은 한국 팬들의 환대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 2일 핑크카펫 행사에 참여한 마고 로비는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이벤트가 대단했다. 환대를 열광적으로 해주셨다.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거였다"고 미소 지었다. 특히 이날 생일을 맞이한 마고 로비를 위해 한국 팬들이 생일 축하 노래 떼창을 선사한 바, 그는 "어제 정말 눈물이 날 뻔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이렇게 제 생일을 기념했던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이날 하루 만에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아서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 말미, 생일 떡 케이크까지 받은 마고 로비는 "한국에 온 것이 최고의 결정이었던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레타 거윅 감독 역시 "제가 한국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한국에 왔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는다. 한국 팬분들이 보여준 광경은 제어 봐온 어떤 모습도 뛰어 넘었다"며 "꿈을 꾸는 것만 같은 좋은 기억만 가지고 돌아갈 것 같다. 다시 한국에 와서 오랜 기간 여행을 하고 싶다"며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리는 우리 자체로 최고의 버전이다. 그런 것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아메리카 페레라의 말처럼, 바비와 켄의 여정을 통해 메시지를 던질 영화 '바비'는 오는 7월 1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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