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법정통화의 하나로 온·오프라인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유로화’ 도입 추진을 공식화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지역에서 유럽중앙은행(ECB) 및 각 회원국 중앙은행이 발행하게 될 디지털 유로화의 법적 규제사항을 담은 입법 초안을 발표했다.

디지털 유로화는 휴대전화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디지털 형태로 저장된 화폐로, 실물 화폐와 같은 가치를 가진다는 점에서 가격 변동 폭이 들쭉날쭉한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와 차이가 있다.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면 ECB가 최종 발행 결정을 내릴 방침이며, 이르면 2027년께 도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유로화 발행·유통·결제 등을 위한 관련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다만 디지털 유로화가 도입 시 익명성이 보장되는 기존 지폐와 달리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일 수 있어 우려가 나온다. 이번 집행위 구상이 시행되려면 유럽 의회, 이사회 간 협상 및 최종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법정 통화로 자리 잡으면 그만큼 인출도 쉬어져서 금융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EU는 대량 유출 사태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 유로화의 1인당 보유 상한성을 설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