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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지금, 메타버스 시대는 우리가 막연히 기대하는 미래가 아니라, 이제는 예측하고, 준비해야 하는 미래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인류 발전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에도 중요한 방향이 되고 있는 ESG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메타버스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스페인의 에널그린파워(EGP)라고 하는 공공 에너지 기관은 수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데에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거대한 발전소 공간에서 발생하는 위험한 상황들을 사람의 눈으로 파악하기에는 어렵거나 놓치는 부분들이 많은데, 사람의 눈과 손이 미치지 못하는 발전소 곳곳에 센서를 설치하여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메타버스 가상공간에 실시간으로 구현하여 위험한 상황을 감지, 예측하고, 발전소 운영의 효과를 높인다. 에너지 효율, 친환경, 작업자 안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ESG의 효과를 얻는다.
중국의 설비 업체 아덴그룹(Aden Group)은 중국 청두 상업 중심지를 스마트 시티로 구현했다. 상업용, 주거용 건물은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아덴그룹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조명이나 난방, 물 등의 자원 활용을 최적화하고 건물 내 에너지 관리를 개선해 에너지 소비량을 30%~80% 감소시켰다. 이를 통해 아덴그룹은 2,880억 달러를 절약했을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연간 6.9t 줄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디지털 트윈 기술은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영역으로서, 현장이 존재하는 중후장대 산업군에서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신재생 에너지 기업 IES는 영국 노팅엄 지역의 한 작은 마을을 탄소중립 마을로 구현했다. 센서와 영상 인식 기술을 통해 공해 물질의 정교한 측정이 가능했다. 또한, 디지털 트윈을 이용하여 현실 세계의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 수집, 예측하여 공급을 최적화했다. IES가 구현한 버츄얼 트윈 (Virtual Twin) 마을은 가상 세계에서 공해 물질의 배출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수급을 최적화하여 친환경 도시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이처럼 에너지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의 메타버스 활용을 통해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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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VR과 인공지능이 결합하면, 다양한 형태의 가상 시뮬레이션 및 시험 환경 구축이 가능하고 이는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시제품이 중요한 여러 업종에 효율과 속도를 제공한다. 제품 및 시스템의 성능, 효율성, 안전성을 가상으로 테스트하고 평가할 수도 있다. 이는 실험에 따른 자원 소모와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면서도 혁신과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가상공간에서 실제 건축물의 모델링과 에너지 효율성 분석, 환경친화적 설계 등이 가능하다.
물론, 메타버스 관련 기술이나 서비스가 S(사회)나 G(지배구조) 측면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성별이나 인종 등의 구분이 필수적이지 않은 아바타 활용이 확대되면,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다양한 인종, 성별, 장애 여부 등의 차이를 존중하고 공정한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가상 커뮤니티도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다. 또한, 메타버스를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교통, 환경, 사회적 약자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가상공간에서 체험해 보거나, 시각화, 상호작용 등을 제공하여 사람들이 사회적 문제에 대해 더 나은 이해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와 친숙한 메타버스의 활용 확대는 기업 지배구조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투명화할 수 있으며, 가상공간에서의 주주와의 소통 강화 등 기업 윤리와 책임 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메타버스 시대로의 본격 진입은 수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관련 기술 분야에서 더 높은 수준의 기술적 완성도가 필요하고, 스마트폰에 필적하는 대중화 가능한 메타버스 접속 기기의 탄생이 필요하며, 그 밖에 풀어나가야 할 사회 제도적 문제들도 많다.
다만, 우리 인류가 ESG와 같은 인류 생존에 직결되는 이슈를 풀어가는 수단으로써 메타버스를 우선적으로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상윤 교수] 김상윤 중앙대 교수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기술로 인한 우리 사회의 변화와 미래 모습을 제시하는 '디지털 융합 멘토'다. 다수의 기업 및 공공 기관에서 메타버스, 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프로젝트와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메타 리치의 시대', 미래 시나리오 2022' 등이 있으며 최근 메타버스 전문 뉴스 미디어 '메타리즘'에서 전문가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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