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공연뷰] "할 수 있다→해냈다"…'엔딩 크레딧'까지 완벽했던, 태연이 'ODD'라고

기사입력 2023.06.04.20:57
  • 태연이라 할 수 있었고, 무대를 찢었고, 뜻깊은 공연을 완성 해냈다. "삼 년을 돌고 돌아 내게 와준 기적" 같았던 태연 콘서트가 끝을 맺었다.
  • 태연 콘서트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태연 콘서트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3일과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는 태연의 다섯 번째 단독 콘서트 'The ODD of LOVE'(디 오드 오브 러브)가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20년 1월 열린 'THE UNSEEN'(디 언씬)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열린 것으로, SM 퍼포먼스 디렉터 황상훈이 연출을 맡아 화려한 조명과 폭죽 및 불기둥, 향기를 입힌 종이 꽃가루 에어샷 등 다채로운 장치 및 효과로 공연의 재미를 더했다.

    공연장이 암전 되고 '핑크 오션'이 일렁였다. 콘서트의 포문을 연 곡은 'INVU'. 코로나 이후 처음 개최된 콘서트인 만큼, 팬들은 큰 목소리로 '김태연', 'INVU'를 외치며 태연을 향한 응원을 보냈다. 이러한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태연은 'Can't Control Myself', '그런 밤 (Some Nights)', 'Set Myself on Fire', 'Siren', 'Cold As Hell'까지 무려 6곡을 연달아 가창하며 저력을 뽐냈다.

    태연은 처음에 긴장한 듯 조금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두 번째 곡을 부를 때는 무대를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 이에 팬들은 큰 박수로 태연에게 힘을 보태줬으며, 태연은 다채로운 분위기의 곡들을 완벽히 소화해 내며 감탄을 자아낸 것은 물론, 노래가 거듭될수록 흔들림 없는 가창력을 뽐냈다. 여기에 팬들이 들고 있는 응원봉도 함께 다채로운 빛깔로 물들며 공연장의 일부가 되었다.

  • "너무 오랜만이죠?"라며 첫인사를 건넨 태연은 "어제보다 목소리도 크고 열기가 뜨겁다"라며 객석 이곳저곳을 찾아 직접 관객들과 눈을 마주했다. 태연의 동선에 따라 마치 파도타기처럼 일렁이는 응원봉의 물결 역시 눈길을 사로잡았다.

    태연은 "3년 동안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너무 오랜만에 공연을 하다 보니까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머릿속이 어지러운데, 작년에 소녀시대 팬미팅으로 체조경기장을 채우고, 이번에는 혼자서 이곳을 채우게 됐다. 다 여러분들 덕분이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그룹으로는 물론, 솔로 가수로서 모두 체조경기장을 채운 여자 아티스트는 태연이 최초다.

    이어 앞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것에 대해 "너무 건조한 관계로 물을 마시다가 사레에 들렸다. 이게 15년을 해도 어쩔 수 없네요"라며 "어쨌든 이게 밴드와 라이브로 하는 공연의 묘미이지 않을까요?"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을 오랜만에 봐서 너무 좋은데, 이 마음을 담은 노래를 들려드리겠다"라며 '품 (Heart)', '어른아이 (Toddler)'를 선보였다. 태연은 앉은 채로도 고음을 쭉쭉 뽑아내며 '믿듣탱'이라는 수식어가 탄생한 이유를 증명했다.

  • 이날 공연은 중간에 나오는 영상 역시 태연의 노래로 준비되었다. 'Something New'가 흘러나온 뒤, 다시 무대에 오른 태연은 오프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Weekend'로 산뜻한 분위기를 선보인 태연은 'No Love Again', 'You Better Not', '스트레스 (Stress)'까지 쉴 틈 없이 달렸다.

    또한, 무대 도중 태연은 팬들에게 자리에서 일어나라며 호응을 유도했고, 팬들은 뜨겁게 화답했다. 태연은 "진짜 목이 찢어질 것 같은데, 너무 신난다. 이 맛에 공연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스트레스'에 대해 "여러분이 정말 좋아하는 곡이라고 해서 꼭 불러드리고 싶었다"라며 "지금이 주말이니까, 주말은 스트레스도 날리고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날이 되었으면 해서 기분 좋은 곡들로 만들어봤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연은 빠르게 지나갈 거예요. 벌써 집에 갈 시간이 됐나 생각이 들 것"이라며 "그만큼 기억에 남을 멋진 추억을 만들어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러한 각오에 걸맞게 태연이 선보인 곡은 'Playlist', 'What Do I Call You', 'To the moon', '들불 (Wildfire)'까지 선보였다. 목소리가 가장 큰 악기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선곡이었다. 무엇보다 '들불' 무대에서 관객들은 '워어'를 함께 부르며 노래를 함께 완성했고, 댄서들과 밴드 멤버들이 소개돼 많은 박수를 받았다.

  • 짧은 시간 동안 다시 한번 의상을 갈아입고 등장한 태연은 '월식 (My Tragedy)+Better Babe'와 '사계 (Four Seasons)' 등 고난도의 곡을 연달아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태연은 "코로나 때문에 3년 동안 공연을 못했는데, 그동안 미니 앨범(What Do I Call you)도 나오고 정규 3집도 나왔다"라며 "이전 앨범부터 들려드리고 싶었다"라며 다양한 세트리스트를 구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태연은 이어 "아무래도 3집 위주로 곡을 선곡하고, 또 여러분이 좋아하는 곡을 토대로 이번 공연을 완성하게 됐는데, 솔직히 말해서 '나 이거 할 수 있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때 팬들은 '할 수 있어'라고 외쳤고, 태연도 "할 수 있다!"를 외치며 "밴드 합주 연습을 하면서도 어마어마한 세트 리스트라 '할 수 있다'를 외치면서 연습을 했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저도 제가 앞으로 어떻게 공연을 해나갈지 궁금해요. 어떻게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앞으로의 태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Timeless', 'Fine', 'I'까지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Fine' 중반부에서 태연은 밴드 세션도 없이 오직 목소리만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소름이 돋는 순간이었다. 팬들 역시 숨을 죽인 채 태연의 목소리에만 오롯이 집중했다. 3곡을 연달아 선보인 태연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힘든가? 이런 생각도 했는데, 오늘 되게 힘을 많이 받아 가는 것 같다"라며 "3년 동안 공연 안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여러분 덕분에 오늘 공연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마지막 무대인 '너를 그리는 시간 (Drawing Our Momnts)'을 선보였다.

  • 물론 태연의 말처럼 "끝난 게 (실제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팬들은 태연의 'Happy'를 부르기 시작했고, 노래를 마친 뒤에는 '앙코르' 대신 '김태연 사랑해'라고 외치며 태연을 다시 무대에 오르게 했다. '불티 (Spark)'와 함께 무대에 오른 태연을 위해 팬들은 슬로건과 카드섹션 이벤트를 준비했다. 태연은 "여러분들이 진짜 단합이 잘 되는 것 같다. 정말 고맙다"라며 팬들과 사진 촬영을 진행했고, 이어 밴드 세션과 "찢었다"를 외치며, 댄서들과는 "해냈다"를 외치며 포토타임을 완성했다.

    "서울에서의 두 번째 콘서트가 끝이 났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한 태연은 "마무리를 하려니까 아쉽기도 한데, 이번 콘서트에도 시그니처 향이 있다. 오늘 공연을 향기로 기억에 남기고 싶은 분들은 지금 나고 있는 향을 잘 느껴보시고 간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이 진짜 많았는데, 좋은 날이고 의미 있는 날이니까 마무리도 멋지고, 깔끔하게 해보겠다"라며 'Ending Credit'을 선보였다. 태연의 목소리와 함께 이날 공연을 함께 완성했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공연은 막을 내렸다.

    한편,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태연은 오는 6월 10일 홍콩, 24일 대만에서 ‘TAEYEON CONCERT - The ODD Of LOVE’ 콘서트를 이어 펼친다. 태연은 이날 아시아 투어 계획에 대해 "이미 공개된 나라들에서 일단 진행 계획이고, 추후에 공개될 나라들도 있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 태연 첫 콘서트 슬로건 / 사진: 태연 트위터
    ▲ 태연 첫 콘서트 슬로건 / 사진: 태연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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