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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가을까지는 캐나다에서 고래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고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체로, 먼 옛적엔 육지에 살던 동물이었지만 오랜 시간을 바다에 머무르면서 다리는 점차 퇴화하고 외형은 물고기처럼 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래는 여전히 폐로 호흡하고 새끼를 낳는 포유류다.
캐나다를 회유하는 고래들은 겨울엔 남쪽으로 이동했다가 봄이 되면 북미 해안까지 올라온다. 이때부터 고래 관찰 시즌이 시작되며 많은 고래들이 모여든다. 퀘벡에서만 무려 13종의 고래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고래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퀘벡 주,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마니토바 주의 인지도가 높다. 고래 관찰 투어는 보통 2시간 30분 안팎이며 요금은 캐나다 달러로 성인 1인당 100달러~130달러 선이다.
'퀘벡 주' 웨일 와칭 루트
퀘벡은 고래 관찰 명소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880km에 달하는 웨일 와칭 루트는 고래 마니아들이 손꼽는 버킷리스트다. -
타두삭에서 출발해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북대서양으로 이어지는 모든 스폿들을 빠짐없이 들른다면 꼬박 열흘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밍크고래부터 혹등고래, 벨루가 흰돌고래 등 다양한 고래들이 출몰하는 최고의 코스이며, 메르 에 몽드 에코 투어와 해양 환경 디스커버리 센터는 고래에 관한 모든 장소를 담고 있어 완주 후엔 고래 전문가가 될지 모른다.
'타두삭(Tadoussac)' 고래 관찰 크루즈
타두삭(Tadoussac)은 퀘벡 시티에서 차로 3시간이면 닿는 작은 바닷가 마을로 고래관광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천혜의 지형에 3개의 해류가 섞이는 지점에 위치해 고래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풍부하다 보니 봄부터 가을까지 고래들이 끊이지 않는다. 흰긴수염고래가 길이 30m 이상의 자태를 뽐내며 해안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는 데다 북극해를 맴도는 벨루가는 일 년 내내 볼 수 있다. -
고래를 관찰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크루즈선보다는 고무보트처럼 생긴 조디악을 타는 것이 고래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직접 노를 젓는 카약은 이보다도 더 근접한 거리에서 고래를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고래 생태 환경 보호와 안전한 투어를 위해 적정 거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래가 찾아오는 시기에는 해양 포유동물 해설 센터도 문을 열기 때문에 투어에 나서기 전에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범고래가 사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캐나다 동쪽 해안에서 고래와 만나는 지역이다. 서핑 명소로 유명한 토피노와 밴쿠버 섬의 주도인 빅토리아 해안에 다양한 투어 크루즈가 다닌다. 캠프벨 강이나 포트 하디, 유쿨루렛 등으로 선택의 폭을 넓혀도 좋다. -
특히 토피노는 캐나다에서 고래 관측 기간이 가장 긴 곳 중 하나이다. 이르면 3월부터 10월까지 회색 수염 고래 떼가 이동하는 모습이나 쇠고래가 물을 뿜는 장면을 직관할 수 있다. 물개와 바다표범, 흰머리독수리, 왜가리 등 다양 해양 동물들을 발견하는 건 그야말로 덤이다.
여기서는 특히 범고래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약 8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속에서는 친근해 보이지만 사실 범고래는 포악한 성격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크루즈 선이나 관람객들을 공격할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래 관찰에 필요한 건 부푼 마음뿐이다.
흰돌고래 벨루가의 고장 '마니토바 주'
온몸이 새하얀 벨루가는 무척이나 귀여운 흰돌고래다. 마니토바 주는 벨루가를 관찰하는 투어가 활발하다. 북부에 위치한 허드슨 베이 연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벨루가를 볼 수 있는 장소인데, 날씨가 따뜻한 6월부터 9월까지 수많은 고래 떼가 처칠 강 입구로 모여든다. 이 시기에만 약 5만 7,000여 마리가 관찰되니 눈앞에서 장관이 펼쳐질 것이다. -
모험심을 발휘한다면 느긋이 노를 저어 벨루가 무리와 나란히 떠갈 수도 있고, 바람이 잔잔한 날엔 스노클링에 나서볼 수도 있다. 바로 눈앞을 지나가는 벨루가를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벨루가의 매력인 웃는 표정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