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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20~30대 성인은 또래에 비해 심근경색 위험이 58%, 뇌졸중 위험이 42%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박찬순 임상강사와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9~2012년 사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성인 655만 7,727명을 추적 관찰해 정신질환 유무에 따른 심혈관질환(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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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는 신체적 질환에도 취약해 일반인보다 기대수명이 짧다고 알려졌다. 특히 정신질환자는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심혈관질환’이 일반인보다 잘 발생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젊은 나이의 정신질환이 평생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20~30대 젊은 성인 약 650만 명을 정신질환 병력 유무에 따라 구분하고, 약 7년 동안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을 추적 관찰했다.
생활 습관(흡연, 음주)과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에서 정신질환 유무에 따른 차이는 없었으며, 정신질환은 ▲우울장애 ▲양극성 장애 ▲조현병 ▲불면증 ▲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성격장애 ▲신체형 장애(심리적 요인이나 갈등으로 인한 심리적 장애가 신체적 형태로 나타나는 질환) ▲섭식 장애 ▲물질 사용 장애(특정 물질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다양한 문제가 나타남에도 중단하거나 조절하지 못하는 질환) 이상 10가지로 정의됐다.
관찰 결과,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13%인 85만여 명으로, 7~8명 중 1명꼴로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병력 유무에 따른 심혈관질환의 상대적 위험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정신질환 병력이 있으면 심근경색 발생위험이 1.58배, 뇌졸중 발생위험이 1.4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 및 뇌졸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정신질환마다 달랐다. 모든 정신질환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높였지만, 특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및 물질 사용 장애’ 병력이 있는 경우 심근경색 위험은 각각 3.13배, 2.47배까지 증가했다. 뇌졸중 발생 위험은 ‘성격장애 및 조현병’ 병력이 있으면 각각 3.06배, 2.95배까지 증가했지만,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및 섭식장애 병력은 뇌졸중 발생 위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해당 결과가 정신질환 병력을 가진 20~30대 성인이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또래보다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 심장예방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신 호에 게재됐으며, 최근 미국 CNN 뉴스 채널에 소개되기도 했다.
최의근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았거나 받는 중인 젊은 성인에게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건강검진 및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함을 보여준다”며 “추후 정신질환 치료 시 심혈관질환 위험이 일반인 수준으로 정상화될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