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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주가 지난 신생아의 선천성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수식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고안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은 생후 3주 이후에도 거대세포바이러스로 인한 난청을 진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인을 모르는 난청 환자들의 선천성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수식을 고안했다고 1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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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은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선천성 감염 중 하나로, 감염되면 5명 중 1명은 난청, 시각장애, 지적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장애를 갖게 된다. 소아의 비유전성 선천성 감각신경성 난청의 20%는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것이지만, 보통 생후 3주 이후에는 임신 중 감염되는 선천성 감염, 출산 후 감염되는 신생아 감염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거대세포바이러스 검사인 PCR 검사와 소변 배양 검사를 시행 받은 환자 104명의 데이터를 네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청을 가진 신생아의 진단 기준을 세우고 3주가 지난 신생아의 경우에도 선천성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치료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룹 1은 출생 3주 이내에 선천성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을 진단받은 환자 9명, 그룹 2는 난청 유전자가 발견된 환자 34명, 그룹 3은 유전자 검사, 영상 검사 등을 통해서도 원인을 밝히지 못한 선천성 난청 환자 18명, 그룹 4는 정상 청력을 가진 43명이다.
분석 결과, 거대세포바이러스 PCR 검사상 양성인 비율이 그룹 1과 그룹 3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인 미상의 난청 환자들이 선천성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으로 확진된 환자와 난청 원인을 상당 부분 공유함을 방증하는 결과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PCR 농도 검사에서도 일치하게 나타났는데, 그룹 3의 PCR 농도는 그룹 2보다 높고 그룹 1에 가깝게 근접하는 양상이었다. 소변 배양검사에서도 그룹 1과 그룹 3은 그룹 2와 그룹 4보다 높은 양성률을 보였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태어난 지 3주가 지난 신생아를 대상으로 거대세포바이러스 검사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음이 밝혀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맞춤 치료 계획을 세울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Pediatric Otorhinolaryngology(국제 소아이비인후과 저널) 최신 호에 게재됐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