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기준 대화형 모델보다 높아… “모두가 기술 혜택 누리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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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언어모델(LLM) ‘코GPT(KoGPT)’와 이미지 생성 AI 모델 ‘칼로’를 개발한 ‘카카오브레인’이 디지털 의료 분야에 거대 모델 기반 생성형 AI를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은경 카카오브레인 부사장은 1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서에서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글로벌 AI 컨퍼런스 ‘AWC 2023 in Seoul(AWC 서울)’에서 대형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을 헬스케어 분야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대표 사례로 판독문 생성 모델 ‘AI 캐드(CAD)’를 소개했다.
AI 캐드는 영상의학과 의사의 판독문 초안을 AI로 작성해주는 서비스다.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나타난 증상에 대한 의사 소견 등에 관한 초안을 AI가 대신 작성해준다고 보면 된다. 현재 많은 국가의 영상의학과 의사들은 영상 분석 등 본연 업무보다 판독문 작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기획됐다.
홍 부사장은 “의료 분야에 적용되는 AI 기술은 과거 단순 인식에서 딥러닝으로 고도화됐고,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접목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카카오브레인은 대형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을 활용해 판독문 초안 작성을 도와 의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캐드 외에도 다양한 의료 분야에 거대 모델과 생성형 모델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탐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만 서비스를 창출하지 않고 전 세계에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의료 분야에 초거대 AI와 같은 거대 모델과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하는 것인 쉽지 않은 일이라고 고백했다.
그 이유는 각 국마다 의료 규제나 보유 데이터가 다 다르고, 비즈니스 창출에 관한 확신도 없기 때문이다. LLM을 사용해 AI 기술을 만들어 병원에 납품해도 실제 고객인 의사가 기술사용에 대한 니즈가 적어 투자대비효과(ROI)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슬프게도 미국의 한 조사에서 영상의학과 의사 70%는 AI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면서 “CT 등 고도의 기술을 사용하는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왜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지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LM에 대한 일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대화형 AI 모델 챗GPT가 발생시키고 있는 ‘환각 현상(Hallucination)’ 등이다. 그는 “대화형 모델이 오답을 내면 웃고 넘길 수 있지만 의료 분야에서는 아니다”라며 “오류가 있는 AI로 우리 가족이 진단을 받는다고 생각을 해보면 그 위험성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에서 거대 모델과 생성형 모델을 활용하려면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사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줄이고 사람에게 유익한 도움을 주는 AI 기술을 의료 분야에 접목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AI로 인해 발생할 문제에 대해 꾸준히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질문에서 발전한 기술이 모든 사람의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생성형 모델 등 AI 혁신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