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과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노화 질환이지만, 발생 원인과 치료 방법이 달라 정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노안과 백내장은 어떤 차이가 있고, 발생 시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서울대병원 안과 김미금 교수가 소개한 자료를 중심으로 노안과 백내장의 차이점을 알아봤다.

노안 발생 원인

노안은 수정체 조절 능력의 감퇴가 주요 원인 원인이다. 수정체는 먼 거리를 볼 때 얇아지고, 가까운 거리를 볼 땐 두꺼워지면서 빛의 굴절 정도를 조절해 안구 가장 안쪽에 있는 망막에 정확한 상이 맺히게 한다. 그러나 노화가 진행되면 수정체를 볼록렌즈 모양으로 변형시키는 섬모체소대의 수축력이 감퇴하고, 수정체 자체의 탄력성도 줄어들어 가까운 거리를 보더라도 수정체가 두꺼워지지 않아 근거리 시력이 떨어지는 노안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노안이 있는 상태에서 후천성 백내장까지 발생하면, 수정체의 탄력성이 더욱 저하돼 노안이 더 악화한다. 또한, 원시를 가진 사람에게 노안이 생기면 근거리 시력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원시는 노안과 마찬가지로 먼 거리는 잘 보이지만 가까운 거리는 잘 보이지 않지만, 안구의 길이, 굴절력의 약화 등으로 인해 생긴 굴절 이상 상태로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에서 노안과는 차이가 있다.

백내장 발생 원인

백내장은 노안과 달리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이 질환이 있으면 눈으로 들어온 빛이 혼탁한 수정체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망막에 상이 제대로 맺히지 않고, 시야가 뿌옇고 침침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에 근거리 시력만 저하되고 안경·렌즈 등으로 교정할 수 있는 노안과 달리 백내장은 시력이 전체적으로 저하되고 안경으로 교정하기 어렵다.

노안 치료 방법

노안은 안경, 렌즈 등으로 시력을 교정하지 않더라도 악화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교정 없이 생활하면 눈이 쉽게 피곤해지고 나아가 두통이나 피로감이 생길 수 있다.

노안이 발생하면 다초점 안경이나 돋보기를 착용해 근거리 시력을 교정한다. 콘택트렌즈가 익숙한 환자에게는 노안 전용 콘택트렌즈를 권하기도 한다. 노안 치료를 위해 각막을 변형시키거나, 각막에 물질을 삽입하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노안으로 수정체의 기능이 많이 저하된 경우 각막 교정 수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드물게 각막 침착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서 우선으로 권하는 치료법은 아니다.

이밖에 과거 망막 중심부 수술 이력이 있거나 망막전막증(망막 표면에 반투명의 막이 생성된 질환)·녹내장 등의 질환이 있으면 노안 수술이 불리하다. 눈에 이상이 있으면 대비 감도가 떨어지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오히려 잘 보이지 않는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어서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먼저 권유한다. 과거 라식·라섹 등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았다면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시 빛 번짐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또한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도수 오차가 없을 때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시력 교정 수술을 받으면 도수 오차가 발생하기 쉬워 노안 수술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백내장 치료 방법

백내장은 뿌옇게 변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수술로 깨끗한 시야를 되찾을 수 있다. 백내장 수술에는 일반적으로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지만, 만약 노안과 같이 진행됐다면 ‘노안용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여 함께 치료할 수 있다.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 혹은 원거리 중 하나의 시력만 교정할 수 있지만,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멀고 가까운 거리의 시력을 모두 교정할 수 있다. 

하지만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특수 처리됐기 때문에 빛 번짐과 눈부심이 단초점 인공수정체에 비해 심하며, 원거리가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 이에 야간 운전을 주로 하는 직업군에게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추천하지 않는다. 또한, 망막에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도 다초점 인공수정체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박규형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경우 일반 단초점 인공수정체 사용자보다 망막 수술 난도가 매우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안 예방법

노안을 늦추기 위해선 신체 전체의 노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화의 주요 원인은 ‘산화 스트레스’인데, 이를 낮추려면 곡물·콩·채소·과일을 주로 섭취하고 지방·육류·술은 피하는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한 과식을 삼가고 적절한 열량섭취와 적당한 운동을 함께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내장 예방법

백내장 예방을 위해서는 선글라스, 챙이 넓은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하고, 스마트 기기 등의 사용 시간을 줄이고 적정한 거리를 두어 눈에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항산화 성분의 영양제를 평소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자제하고, 주기적인 안과 검사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