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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당뇨 환자가 평생 복용해야 하는 단일 혈소판억제제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김효수·박경우 교수 연구팀(강남센터 이태민 교수)은 스텐트를 삽입한 당뇨 환자의 단일 항혈소판제제 치료에 있어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를 9일 발표했다.
협심증 및 심근경색증의 원인으로, 급사를 초래할 수 있는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의 표준 치료법은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이다. 스텐트 삽입 이후에는 스텐트 혈전증이나 재협착을 예방하기 위해 초기 수개월 동안 혈소판억제제 2종류를 동시에 복용하며, 안정된 이후에도 일생 한 종류의 혈소판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현재의 국제진료 지침은 일생 복용할 단일 혈소판억제제로서 아스피린을 권고했으나, 2021년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구본권·박경우·강지훈 교수팀은 최적의 단일 혈소판억제제를 규명하기 위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임상 연구(HOST-EXAM)를 통해 아스피린보다 클로피도그렐이 우수함을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HOST-EXAM의 후속 연구로 당뇨 환자에게 최적의 단일 혈소판억제제를 규명하기 위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HOST-EXAM 추적 관찰 결과를 당뇨 기저질환 여부에 따라 당뇨환자(1860명)와 비당뇨환자(3578명)로 구분해 사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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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연구인 HOST-EXAM은 약물 용출 스텐트 삽입 후 6~18개월 동안 이중 혈소판억제제 복용 중에 임상 사건이 없었던 환자를 대상으로 클로피도그렐군과 아스피린군에 1:1로 무작위 배정했고, 각 환자는 24개월간 서로 다른 단일 혈소판억제제를 복용했다. 이 환자들을 종합 심혈관 사건(사망+심근경색+뇌졸중+급성 협심증 재발+심각한 출혈)을 1차 평가 변수로 하여 2년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당뇨 여부와 관계없이 단일 혈소판억제제로서 클로피도그렐은 아스피린보다 스텐트 삽입 후 심혈관 사건 재발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당뇨 환자에서 심혈관 사건 재발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군, 아스피린군이 각각 6.3%, 9.2%였다. 즉, 허혈 위험이 높은 당뇨 환자도 단일 혈소판억제제 유지 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을 사용할 경우, 아스피린을 사용할 때보다 심혈관사건 재발 위험이 31% 감소한 것이다.
비당뇨 환자에게서도 결과는 같았다. 비당뇨 클로피도그렐군, 아스피린군의 심혈관 사건 재발 위험은 각각 5.3%, 7.0%로 클로피도그렐군이 24%의 심혈관 사건 재발 위험 감소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스텐트 삽입 후 심혈관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실시하는 클로피도그렐 단일 혈소판억제제 유지 요법이 당뇨 여부와 관계없이 재발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 분야 국제학술지 ‘JAMA Cardiology(JAMA 심장학, IF;30.2)’ 최근호에 게재됐다.
순환기내과 박경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 환자에 있어서 단일 혈소판제제로서 아스피린 대비 클로피도그렐의 우월성을 증명해 의미가 있다”며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당뇨 환자에게 클로피도그렐 단일 혈소판억제제 유지 요법은 일생 지속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