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버스와 NFT 다음의 세상. 웹 3.0의 시대가 온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나는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근거림인가 아니면 ‘또 뭘 알아야 해?’라는 짜증과 두려움인가. 아마 후자가 아닐까?
2021년부터 이슈가 되었던 메타버스에 대한 거품은 꺼졌고, 2022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NFT는 코인 시장의 폭락과 더불어 투자로써의 매력을 잃었다. 이 상황에 다시 웹 3.0-이라니 이건 또 무슨 마케팅 용어인가? 라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르다.
메타버스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이제 보다 구체화된 메타버스, 실생활에 사용가능한 부분이 강조되며 산업 측면에서는 현실 세계를 디지털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이 일상 영역에서는 가상 세계(VR)와 증강 현실(AR)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AR 글래스들이 출시 준비에 있다.
여기에 더해 웹 3.0은 이미 2022년 말부터 스타벅스, 나이키 등의 글로벌 대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상태다. 2023년 1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IT 행사 ‘CES 2023’의 한 카테고리로도 웹 3.0과 메타버스는 당당히 자리 잡았을 정도다.
따라서 2023년은 메타버스, NFT, 웹 3.0이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확장하게 나감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웹 3.0을 이해하고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웹 3.0은 무엇인가?
웹 1.0은 PC의 시대를 말한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꺼지기 전까지의 시대로 처음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었고 수많은 정보들을 하이퍼 링크로 이동하며 읽었던 시대다.
웹 2.0은 모바일의 시대이자 클라우드의 시대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시대의 특징은 읽기와 쓰기가 어우러져, 콘텐츠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고, 생산자가 다시 소비자가 되는 엘빈토플러가 이야기한 프로슈머의 시대다.
1.0에서 시작한 기업들은 2.0의 시대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전 세계에 미쳐왔다. 대표적인 미국의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 검색 공룡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수많은 기업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가장 무기는 바로 ‘데이터’다.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얻은 알고리즘으로 더 많은 고객들에게 더 정교한 서비스를 하게 되었기에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웹 3.0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것은 블록체인이다. 기존 글로벌 회사들이 중앙집권적으로 막대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것에 반대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주어 함께 건전한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것을 지향점으로 하는 게 웹 3.0이다.
따라서 웹 3.0의 핵심은 참여와 이에 따른 보상이다.
예를 들어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쓰는 대가로 일정 금액의 광고비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오는 혜택은 없다. 유튜버는 돈을 벌지만, 시청자는 벌지 못한다.
정작 서비스가 유지되는데 가장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개개인들에게 참여한 만큼의 보상을 주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대부분의 보상은 코인과 토큰으로 주어지며, 웹 3.0에서 블록체인이 사용되는 이유다.
가능한 일일까? 물론이다. 이미 M2E(Move 2 Earn) 서비스의 스태픈, 크롬을 대신할 수 있는 브레이브, 글을 올리면 보상을 주는 스팀잇 등 수많은 서비스들이 준비되어 있다.
따라서 웹 3.0의 시대는 새로운 회사들은 웹 3.0을 통해 기존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굳건한 시장을 자신의 것들을 가져오려 하고, 기존 회사들은 웹 3.0 기업들에게 자신들이 장악한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또 다른 디지털 전쟁의 시대다.
[이임복 교수] 이임복은 세컨드브레인연구소 대표이자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다. 다수의 기업, 금융기관, 공공기관에서 IT 트렌드와 스마트워크 등 메타버스 관련 프로젝트 및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책 쓰는 토요일’, ‘메타버스 이미 시작된 미래’, ‘NFT 디지털 자산의 미래’ 등이 있으며 최근 메타버스 전문 뉴스 미디어 '메타리즘'에서 전문가 칼럼을 집필 중이다.
- 메타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