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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연 작가님과 세 번째 작품인데, 처음에 타임슬립 소재를 듣고 하기 싫다는 생각을 했었다. 좋은 작품이 이미 많이 있고, 식상하지 않나 생각을 했는데, 작가님께서 이번 작품은 엄마의 어릴 적으로 돌아가서 친구가 되는 이야기라고 말을 해주셨다. 거기에 꽂혀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강수연 감독의 이번 작품을 연출하게 된 이유다. 그리고 이번 작품이 여타 타임슬립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가 되는 이유다.
27일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극본 백소연, 연출 강수연·이웅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강수연 감독과 배우 김동욱, 진기주, 서지혜, 이원정이 참석했다. -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를 그린다. 과거 연쇄살인의 진실을 찾는 남자 윤해준(김동욱)과 엄마, 아빠의 결혼을 막고자 하는 여자 백윤영(진기주)이 서로 목표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풀어가는 내용으로 강수연 감독은 "과거가 바뀌면 미래도 바뀌는데 두 사람이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 둘의 존재 자체가 변수가 되어서 사고가 일어나며 미래가 바뀔 수도 있는 포인트가 있다"라고 소개했다.
최근 여러 드라마가 선보인 바 있는 타임 슬립 소재를 가져왔다. 이와 관련한 차별점을 묻자 강수연 감독은 "타임머신이라는 소재가 있는 것이 차별점인 것 같다"라며 "우리 작품은 자동차 형태의 타임머신을 타고 터널을 통과해야 과거로 갈 수 있다. 만약 타임머신이 고장 나면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거나, 타임머신이 어떻게 나타나게 될지에 대한 질문도 생길 텐데, 그런 것도 차차 풀린다. 그 장치가 차별점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바로 전작인 '오아시스' 역시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이었다. 비슷한 시대의 이야기를 연달아 선보이게 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묻자 "결이 다른 것 같다"라며 강수연 감독은 "저희 작품은 조금 더 1980년대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했다. 그 시절의 읍내 모습을 담은 세트를 하나 지었고, 분장이나 미용, 의상 등도 최고의 스태프들이 함께해 주신 덕분에 생생하게 만들 수 있었다. 결과도 만족스럽게 나와 다른 결로 즐겨주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
극 중 김동욱은 냉철하고 두뇌 회전이 빠르고, 직선적인 방송국 기자 출신 앵커 '윤해준'을 연기한다. 스스로 자각하는 것 이상으로 일, 삶을 즐기고 있던 그의 손에 어느 날 '타임머신'이라는 황당한 물건이 들어온다. 앞서 앵커 역할에 도전했던 만큼, 어떤 차별화를 두었는지 묻자 "직업적인 설정이 있는데, 앵커로서 모습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열심히 뛰어다니고 범인을 찾으러 다니고,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같은 역할을 다시 한다는 부담은 없었다"라고 전했다.
타임슬립 장르에 살인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서스펜스까지 섞인 작품이다. 여러 복합적인 장르가 섞인 만큼, 어려운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김동욱은 "큰 줄거리는 어떤 범인을 찾는 미스터리나 스릴러적인 요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와 사랑하는 사람과의 감성적인 드라마도 잘 그려져 있다.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 배우로서 큰 욕심이 났고, 애정을 갖고 촬영을 했다"라고 답했다.
다만 두 사람의 결정에 따라 미래가 바뀔 수도 있는 만큼, 러브라인 전개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했다. 멜로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김동욱은 "마지막까지 보면 분명한 멜로가 있을 것"이라며 "작가님께서 이 작품은 추적 스릴러가 아닌 로맨스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범인을 쫓는 것도 물론 있지만, 그에 버금가게 지혜 씨와 원정 씨의 러브라인이 있고, 저와 기주 씨의 러브라인도 있다고 강하게 어필하고 싶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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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주는 출판사 편집자 '백윤영'을 맡는다. 을의 의무를 다하는 이 시대의 평범한 직장인으로, 엄마에게 짜증을 부린 어느 날, 엄마가 '우정리'라는 낯선 마을의 강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그때 거짓말처럼 1987년의 과거로 떨어지게 되고, 19살의 엄마를 만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이 진기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목이다. 그는 "어렸을 때의 엄마 모습을 보고 그 엄마와 친구가 되고, 그 시절의 엄마가 어떤 것을 함께 꿈꾸었는지 함께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라고 말했다.
현대에서 과거로 간 설정인 만큼, 스타일링에 대한 것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묻자 진기주는 "윤영이가 입는 옷이 요즘 거리에 나서도 이상하게 보지 않고, 또 그 시대의 인물이 봤을 때도 의심하지 않을, 그 정도의 선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했다"라며 "윤영이의 성격대로 심플하게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답했다. 함께 현대에서 과거로 간 김동욱은 "해준이가 활동적인 성격인 만큼, 불편하지 않을 그런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을 포함해 진기주는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열일할 수 있는 원동력을 묻자 진기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원동력이 가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새로운 동력을 느끼고 있다"라며 "제가 출연한 작품이 완성이 되어 음악이 입혀지고 감독님의 편집을 거쳐 세상에 공개됐을 때 벅차오르는 느낌이다. 그런 것을 느끼며 이래서 내가 이 일을 좋아하고 계속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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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외에도 훗날 윤영의 어머니가 되는 우정고등학교 3학년이자, 순수한 문학소녀 '이순애' 역의 서지혜, 훗날 윤영의 아버지가 되는 우정고등학교 3학년이자, 꿈이 많았던 매력적인 음악 소년 '백희섭' 역을 맡은 이원정이 가세해 한층 다채로운 색채로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완성할 전망이다.
서지혜는 "저희 시놉시스에 '드라마의 주요 내용에 살인 사건이 등장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라는 내용이 있다. 스릴러 장르도 분명 있지만, 각 인물의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안의 캐릭터가 모두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걸 잘 감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는 관전 포인트를 밝혔고, 이원정은 "결국 사람 이야기"라는 말로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이처럼 운명이란 단어에 담긴 그 무수한 의미들을 이리저리 비춰보며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짠하게, 때로는 우습다가 때로는 무섭게 얽히는 다양한 인간들의 얼굴을 그려낼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오는 5월 1일(월) 밤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