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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로 인한 ‘시력 저하’ 치료법, AI로 찾는다

기사입력 2023.04.26 12:01
모두의연구소-김안과병원, ‘나이관련황반변성’ 치료 결과 예측 AI 모델 제작
환자별 치료 기간과 최적 약제 예측, 안과 분야 ‘맞춤형 진료’ 포문 열어
  • 시력 저하를 일으키고 심하면 시력을 상실케하는 ‘나이관련황반변성(AMD)’의 치료 기간과 약제에 따른 치료 결과 차이를 예측하는 AI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 시력 저하를 일으키고 심하면 시력을 상실케하는 ‘나이관련황반변성(AMD)’의 치료 기간과 약제에 따른 치료 결과 차이를 예측하는 AI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노화로 인한 시력 저화와 시력 상실 문제를 줄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연구 성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나왔다.

    AI 커뮤니티 기업 ‘모두의연구소’는 안과 전문 병원 ‘김안과병원’과 나이관련황반변성(AMD,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AI 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는 성과를 냈다고 26일 밝혔다.

    AMD는 나이가 들면서 시력에 중요 역할을 하는 중심망막(황반) 부위가 손상돼 시각 저하를 일으키고 심하면 실명에 이르게 하는 질병이다.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서양에서는 60세 이상 인구의 실명 1위 질병으로 꼽히고, 국내에서도 환자가 지속 늘어나고 있다.

    AMD 치료 방법 중 하나는 혈관내피세포의 혈관신생을 촉진하는 당단백인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투여하는 것이다. 시중에는 미국 식품의약품(FDA) 승인을 받은 여러 약제이 있다.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 등이다. 이 약제들은 제품마다 효능이 다르고 환자 체질에 따라 효과도 달라 환자에게 적합한 제품을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기간을 앞당겨 시력 저하를 최대한 막고, 환자의 재정적 손실도 줄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환자에게 적합한 약제를 추천하는 일은 전문의도 힘든 일이다. 환자마다 질환 상태나 체질이 다다르고, 이를 판별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김안과병원은 치료에 시간이 중요한 AMD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AI 기술을 이용하기로 했다. AI로 AMD 환자의 치료 최적 루트를 예측하고, 서로 다른 약제에 따른 치료 결과 차이도 예측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AI 기술 연구인 만큼 전문가 섭외를 위해 ‘모두의연구소’와 협력했다. 모두의연구소는 직장, 소속, 연령 등에 상관없이 여러 사람이 모여 관심 있는 공통 주제를 자유롭게 연구하는 커뮤니티 기업이다.`어떤 주제의 연구를 올리면 여기에 관심있는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한다. 참여자는 직장인, 교수, 학생 등 다양하다. 

    이 과정으로 총 5명의 연구자가 한 팀이 돼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김재휘 김안과병원 전문의 겸 임상연구센터장, 윤원태 김안과병원 전문의, 이영석 인그래디언트 AI연구원, 문세환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 박사과정생, 황정용 GIST 인공지능학부 석사과정생 등이다.

  • AI와 숙련된 전문의(E1), 경험이 적은 의사(E2) 간의 초기 치료 후 잔류 망막액 예측 성능 비교 결과표. AI가 사람보다 더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이언티픽 리포트
    ▲ AI와 숙련된 전문의(E1), 경험이 적은 의사(E2) 간의 초기 치료 후 잔류 망막액 예측 성능 비교 결과표. AI가 사람보다 더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이언티픽 리포트

    이들은 생성형 AI에 주로 사용되는 ‘적대적신경망(GAN)’을 활용해 환자의 단기 치료 결과와 약제 간 치료 결과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AI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시작했다. 842명의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 후 망막액 민감도와 특이도 등을 전문의 수준으로 판독할 수 있는 AI 모델을 만들었다. 여기서 사용된 환자 데이터 중 419명은 라니비주맙으로 423명은 애플리버셉트로 치료한 데이터를 사용했는데, 이를 토대로 환자에게 어떤 약제를 사용하면 더 효과적인지를 예측하는 AI 모델도 제작해 시험했다.

    그 결과, AI는 단기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데 있어 숙련된 전문의와 비슷한 정확도를 보였다. 서로 다른 약제 이용에 따른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데는 숙련된 전문의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나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김재휘 임상연구센터장은 “중증 난치성 질환인 AMD 치료에 있어 적절한 약제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AMD 치료 결과를 예측하고 환자에게 가장 알맞은 약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AI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안과 분야에서 AI를 이용한 환자 맞춤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물론 우리가 만든 AI 모델은 아직 연구 단계에 있기 때문에 실제 환자 진료에 적용하기 위해선 향후 지속적인 연구와 추가 학습을 통해 발전된 모델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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