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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태아 영상, 임산부 유대감 높이고 우울감 낮춘다

기사입력 2023.04.26 10:00
  • 가상현실로 구현된 3D 태아 영상 시청이 임산부의 태아에 대한 애착을 높여 우울증과 불안을 방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 김현지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 연구팀은 VR 태아 영상이 산모-태아의 유대감과 우울감에 미치는 영향을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 초음파를 기반으로 가상현실에서 생성된 태아의 모습(좌), 초음파에서 변환된 데이터와 태아 성장 보여주는 그래프(우)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초음파를 기반으로 가상현실에서 생성된 태아의 모습(좌), 초음파에서 변환된 데이터와 태아 성장 보여주는 그래프(우)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병원

    박지윤 교수 연구팀은 VR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임산부가 임신 상태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 태아에 대한 애착을 높이고 우울감을 낮출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1년 6월부터 산전 관리를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한 임신 20주 이상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시행해, VR 시험군과 대조군에 각각 40명씩 배정했다. 모든 참여자는 약 6주간 권장식단을 비롯해 산전 관리 방법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고 임산부가 직접 체중, 혈압, 혈당 수치 등 개인 건강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모바일앱을 사용하도록 교육받았다.

    VR 시험군은 태아초음파 검사 영상에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해 태아의 3차원 입체영상을 모바일앱으로 언제 어디서든 관찰할 수 있게 했고, 아기의 얼굴 등 신체 부위를 확대해 관찰하는 것도 가능하게 했다. 대조군은 산전검사 하나로 태아초음파는 동일하게 시행했으나 VR 영상은 주어지지 않았으며, 두 그룹 모두 태아초음파 전후, 태아에 대한 애착 수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설문지에 답변했다.

  •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병원

    그 결과, 두 그룹의 나이, 교육 수준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비슷했고, 평가항목에도 대부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태아와의 상호작용을 평가하는 설문에서 VR 시험군의 애착 점수 증가 폭은 0.4점으로 대조군의 0.1점보다 4배나 높게 나타났다. 각 그룹에서 태아와 상호작용 점수가 높아진 산모의 비율로 살펴봐도 VR 시험군이 43%로 대조군의 13%보다 높았다. 또한 VR 시험군에서 태아의 모습에 대한 상상 및 지각 정도가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의학인터넷연구학회지(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

    연구를 주도한 산부인과 박지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첨단기술을 이용해 사실적으로 재현된 태아의 모습을 임산부가 수시로 관찰할 수 있게 하여 태아와의 유대감 형성과 마음 건강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임신 합병증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임신 중 겪는 어려움으로 산전후 우울증을 진단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산모의 우울증은 육아 기피와 아동학대 등 다양한 폐해를 초래할 수 있어 심각한 문제로, 여러 연구에서 산모와 아기의 강한 유대감이 산후 우울증과 불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나타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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