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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의 경계선, ‘메타버스’의 무궁무진한 잠재력

기사입력 2023.04.25 06:00
  • ‘메타버스’ 산업이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며, 해당 산업이 콘텐츠 시장에서 발휘하는 영향력도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은 비대면 문화를 급속하게 확산시켰다. 그 사이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사이 ‘만남의 매개체’라는 중요한 역할로 자리매김했다. 소규모 친밀 모임부터 대규모 행사까지, 비대면은 어제보다 오늘 더 우리의 일상에 밀접하게 스며들고 있으며, 메타버스 또한 다양한 기술을 통해 더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될 전망이다. 

  • 사진 제공=픽사베이
    ▲ 사진 제공=픽사베이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기존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라는 용어보다 진보된 개념으로서 웹과 인터넷 등의 가상세계가 현실세계에 흡수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2021년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 389억 달러로 추산했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37.4% 속도로 성장해 2030년 678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6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25%가 업무, 쇼핑, 교육, 사교, 엔터테인먼트 등을 위해 하루 최소 1시간을 메타버스에서 보내게 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용어가 익숙하진 않았을 뿐 과거부터 메타버스는 게임산업 내부에서 꾸준히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2000년대 초 유행했던 아바타 커뮤니티 게임 ‘퍼피레드’나 닌텐도의 인기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그 예다. 게임 속 유저들은 자신의 캐릭터가 살아갈 마을을 구축하고, 취향에 맞춰 꾸민다. 원한다면 다른 유저의 마을로 놀러 가는 등 사회활동을 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보다 진화된 형태의 메타버스 콘텐츠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 국내 최초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가 등장해 대중의 이목을 끌며, 국내 시장에 ‘버추얼 휴먼’에 대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버추얼 휴먼은 AI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첨단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현재는 얼핏 보면 실제 사람으로 착각하게 할 만큼 정교하고 치밀한 퀄리티로 구현되고 있다.

  • 사진 제공=로지 인스타그램
    ▲ 사진 제공=로지 인스타그램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버추얼 휴먼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히 엔터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모양새인데, 버추얼 휴먼은 실제 사람과 달리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것은 물론, 사생활이나 초상권 등의 문제에서도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0년 가상세계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메타버스 아이돌 ‘에스파’를 출격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또 같은 해 연예계를 중심으로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불며, 이후에는 메타버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도의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기도 했다.

    관련 산업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던 곳으로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 제트’, 메타버스 아바타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 등을 꼽을 수 있다. 먼저 네이버제트에서 2018년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국내를 포함해 약 200여 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으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가입자 4억 명을 돌파했다.

    제페토는 아티스트가 글로벌 팬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 역할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블랙핑크와는 지난 2020년 개최한 가상 팬 사인회를 시작으로 제페토 뮤직비디오 제작, 컴백 부스 챌린지 등의 협업을 진행해 왔다.

    당시 가상 팬 사인회 참여 인원은 약 4600만 명이었으며, 뮤직비디오는 약 1억30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네이버제트는 엔믹스 공식 데뷔 전 제페토 콘텐츠를 공개했으며, BTS의 부산 콘서트 라이브 스트리밍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글로벌 아티스트와 함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솔로로 컴백한 블랙핑크 지수의 이번 컨셉 의상과 헤어, 신곡 '꽃(FLOWER)' 안무 모션을 제페토 상에서 구현했다. 지수 테마의 포토부스를 통해 팬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참여율에 따라 아티스트에게 다양한 서포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메타버스 아바타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은 부캐, 아바타 등의 개념이 대중화되기 전부터 연예인 IP를 활용해 아바타를 생성하는 마블 스튜디오 방식의 사업을 구현한 업체다. 몇 년 전 화제를 모았던 ‘마미손’은 갤럭시코퍼레이션이 가수 매드클라운과 함께 만들어낸 부캐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연예인 IP를 아바타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송, 음원, 웹드라마, 콘서트에 활용하며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메타버스 세계관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 '부캐전성시대'를 통해 아바타화된 부캐 / 사진 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 '부캐전성시대'를 통해 아바타화된 부캐 / 사진 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지난 2021년에는 페르소나스페이스와 협업한 TV조선 ‘부캐전성시대’라는 예능을 통해 마미손, 인순이, 더원, 슬리피, 심형래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부캐를 아바타화해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첫 번째로 복싱 8체급 석권을 달성한 필리핀 복싱 영웅이자 상원의원인 매니 파퀴아오를 메타버스 아바타로 변신시켰다. 파퀴아오의 아바타 IP 네이밍은 자신의 별명을 딴 ‘팩맨’으로, ‘파퀴아오 vs DK Yoo 스페셜 매치’ 홍보를 통해 첫 활동을 시작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최근 라이프 플랫폼, 금융권 등의 사업 부문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른 분야에서도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화생명 마스코트로 버추얼 휴먼 ‘한나’를 제작했다. 한나 공개 당시 한화생명 측은 “3D 그래픽과 인공지능(AI) 보이스 기술로 탄생한 한나는 MZ 세대를 대표하는 버추얼 FP(Financial Planner/재무설계사)이자 사내 인플루언서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지난 12월에는 버추얼 편집장 ‘오하나(O HANA)’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하나는 메타버스 전문 미디어 ‘메타리즘’의 편집장으로, 메타버스 AI 음악쇼 ‘아바드림’에 출연했던 드리머 등 유명인들을 인터뷰하며 첫 공식 활동에 나섰다. 아울러 갤럭시코퍼레이션은 메타버스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향후 TTS, 딥러닝 등 AI 기술을 활용한 전문 콘텐츠 생성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는 “메타버스의 본질은 가상 공간과 가상 인간(아바타)이 존재해야 하며, 가상과 현실이 공존해야 한다”라며, “메타버스에서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을 구현하고 싶다. 자신의 꿈을 아바타로 만들고, 꿈을 꾸는 세상을 표현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오픈 세계관과 스토리 리딩의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메타버스는 다른 사람의 경험을 꿈처럼 소비할 수 있는 브레인댄싱(Braindacing, BD)의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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