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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자폐 조기 선별, 진단 보조, 맞춤치료 등을 목적으로 하는 ‘AI 리빙랩(Living Lab)’을 개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개소한 AI 리빙랩은 약 10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주관 ‘자폐스펙트럼장애 디지털헬스 빅데이터 구축 및 인공지능 기반 선별·진단 보조·예측기술 발달 사업’의 일환으로, SK텔레콤의 딥러닝 및 영상분석기술의 도움을 받아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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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리빙랩은 연구자와 참여자가 함께 결과물을 만드는 개방형 실험실로, ▲상호작용실 ▲시선추적실 ▲관찰실 ▲가족 상담실의 4가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호작용실에서는 부모와 아동의 모습을 고성능 촬영 시스템으로 다각도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음성 데이터와 다양한 생체 신호를 수집할 수 있다. 또한 시선추적실에서는 아동의 시선추적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으며, 가족 상담실에서는 부모 대상 ADI-R 등의 인터뷰 면접이나 아동 언어 검사가 이루어진다. 연구 참여자는 리빙랩 1회 방문으로 자폐 증상 및 언어 능력 등을 한 번에 평가받을 수 있어 시간·경제적 소모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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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은 이곳에서 수집한 자폐스펙트럼장애 대상 복합 디지털 헬스 빅데이터를 통해 환자의 조기진단 및 치료와 대규모 연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AI 리빙랩의 개소로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조기진단과 고위험군 조기 감별 진단이 가능해져 환아의 예후 및 경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자폐장애뿐만 아니라 ADHD, 지적장애, 언어장애, 틱장애 등 다양한 신경 발달장애의 공존 및 감별 진단을 위한 빅데이터 구축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아동의 약 1~2%에서 발병하는 신경 발달장애로 주로 사회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 정서적 상호작용의 문제, 반복적 행동과 제한된 관심 등이 특징이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사회적 뇌의 구조 및 기능 발달 이상과 관련된다는 보고가 늘고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