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가 20년 만에 꿈을 되찾기 위해 나선 주부의 도전기로 인생캐 경신에 나선다. 엄정화는 의대생 시절 속도위반으로 엄마가 된 인물을 맡아 워킹맘의 현실적인 고충과 중년의 열정까지, 다양한 서사로 안방극장을 울고 웃길 예정이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호텔에서 JTBC 새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 연출 김대진·김정욱)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김대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이 참석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날 김대진 감독은 "우리 드라마는 한때 의사를 꿈꿨던 여자가 죽을 고비를 겪은 이후에 가정을 위해 포기했던 꿈을 찾아 고군분투하면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유쾌하고 발랄한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이어 감독은 다른 의학 드라마와의 차별점을 묻는 말에 '쉬운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김대진 감독은 "우리 드라마는 의학 드라마를 빙자한 가족 드라마라 의학 자막도 신경 안 쓰고 내보내지도 않는다. 의학 내용은 모르셔도 사람이 죽는지 사는지만 알면 보실 수 있다. 복잡한 것 싫어하는 분들은 우리 드라마를 편하게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극 중 엄정화는 의대 졸업 후 20년 넘게 평범한 주부로 살다 평화를 뒤흔든 사건 이후 포기했던 꿈을 다시 시작하게 된 '차정숙' 역을 맡았다. 엄정화는 정숙에 대해 "가정에 충실했던 여자고, 의사의 꿈을 접고 가정생활에 매진했던 인물이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서 다시 레지던트에 도전하게 되는데 그 과정들이 절대 쉽지 않다. 차정숙은 자기 스스로 꿈과 기쁨을 찾아가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타이틀롤을 맡은 엄정화는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로 '의학 드라마'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굉장히 오랫동안 좋은 드라마를 만나고 싶었다. 배우라면 항상 촬영장에 있고 싶은 마음이다. 제가 원래 의학 드라마를 꼭 해보고 싶었는데 '닥터 차정숙' 제안이 와서 설레는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읽었다. 정숙의 이야기와 도전이 이 시점의 저와도 닮아 있다. 뭉클하면서 공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병철은 차정숙의 남편이자 건강염려증이 있는 대장항문외과 과장 '서인호'로 분한다. 특히 엄정화, 명세빈 사이에 삼각관계를 유발하는 역할을 맡은 김병철은 '국민 욕받이'가 될 준비 중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스카이캐슬' 때도 욕을 먹었는데, 그때는 가정생활에 나름대로 충실한 인물이었다. 그때 욕을 덜 먹은 것 같아서 이번에는 욕을 좀 더 먹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첫사랑이 명세빈이고 현 부인이 엄정화라는 점만 봐도 '스카이캐슬'과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게 예상이 된다. 시청자분들이 이런 설정을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제가) 욕을 너무 많이 먹지 않을까 궁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병철은 이번 작품에서 20년 차 부부로 호흡을 맞추게 된 엄정화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병철은 "아무래도 오래된 부부다 보니까 현장에서도 편하게 소통할 수 있게 호칭이나 말투를 많이 신경 썼다. 엄정화 선배님도 저에게 제안해 주시면서 처음부터 호흡을 잘 맞춰갈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명세빈과 민우혁이 엄정화, 김병철과 얽히고설킨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첫사랑 '서인호'을 빼앗으려고 하는 가정의학과 교수 '최승희'로 분한 명세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예전에 보여줬던 청순하고 지고지순한 모습에서 벗어나 안 해 본 걸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며 "제가 표현을 강하게 할 수 있고, 착하기만 한 게 아니라 확실하게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민우혁은 차정숙을 만난 후 감정의 혼란을 겪는 섹시한 외과 의사 '로이킴'을 연기한다. 마성의 남자를 연기한 민우혁은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이고, 다 가진 남자지만 한편으로 모성애를 자극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남자라면 누구나 꿈꿀 법한 캐릭터라서 이런 인물을 너무 해보고 싶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들은 현장 분위기를 묻는 말에 "따뜻한 현장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명세빈은 "현장 분위기가 저에게도 연결이 됐던 것 같다. 저 혼자 코믹이 없어 끙끙대고 있을 때 김병철 씨가 많이 도와주셨고 엄정화 선배님과는 대적 되는 관계였지만 현장에서는 하하 호호하며 지냈다"고 회상했다. 민우혁 역시 "제가 현장 막내인데 선배님들이 늘 배려해 주셔서 좋았다"며 선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완벽한 배우진을 완성한 덕에 감독 역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대진 감독은 "우리 배우분들이 고생하신 걸 보면 시청률 두 자수 정도는 나와야 한다. 코로나도 지나고 봄이라 사람들이 많이 나들이 가실 텐데 밤 10시 30분에는 돌아오셔서 우리 드라마를 꼭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워킹맘 차정숙의 고군분투기와 네 연기파 배우의 시너지를 만끽할 수 있는 JTBC 새 토·일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오는 15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